2009년부터 내연관계, 제3의 여성 주장에… 박수현 측 "완벽한 거짓말, 정치공작"
  • ▲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복수 여성과의 성폭행 의혹에 연루돼 검찰에 출석한데 이어, 차기 충남도지사 유력주자로 거론되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마저 전처와의 진실게임에 돌입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 문제와 연루된 현직 도지사의 낙마에 차기 주자 간의 진흙탕 싸움으로 충남 정치권이 아수라장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수현 전 대변인의 전처 박모 씨는 9일 충남도청에 나타나 "전 남편이지만 남편의 꿈이 정치였고 향후에도 그 길을 가고자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내가 이런 자리에 나온 게 사실 많이 힘들다"고, 눈물을 쏟으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씨는 전 남편인 박수현 전 대변인과 김영미 공주시의원과의 내연 관계가 2009년부터이며, 생활고가 아닌 박수현 전 대변인의 여자 문제로 더는 부부관계를 같이 할 수 없었다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 "사실"이라고 힘을 실었다.

    심지어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새로운 '제3의 여성'까지 언급됐다.

    아직 사실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김영미 시의원 외에도 충남 공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여성과 박수현 전 대변인이 모종의 관계에 있었고, 이 때문에 김영미 시의원이 해당 가게를 찾아가 싸움이 벌어진 적도 있다는 게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장됐다.

    앞서 박수현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김영미 시의원과 '호감 관계'가 형성된 것은 지난 2016년 치러진 4·13 총선을 전후한 시기였다고 밝혔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20대 총선에서 상대 진영이 이런 이야기를 계속 악의적으로 퍼뜨려 김영미 시의원이 울면서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그 때마다 등을 다독이면서 '힘내고 이겨내자. 여기서 지면 굴복하는 것'이라고 해왔다"며 "20대 총선을 지내면서 '저런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을 내 마음 속으로 가졌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전후한 시기서부터 '호감 관계'가 시작됐다는 해명이다. 따라서 김영미 시의원이 비례대표 공주시의원으로 공천받은 2014년 6·4 지방선거 때는 이러한 관계가 시작되기 전이기 때문에 '내연녀를 시의원으로 꽂았다' 운운의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닌 음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처 박 씨의 이날 주장대로라면 박수현 전 대변인은 2009년부터 내연 관계를 가진 것이 된다. 그렇다면 2014년 6·4 지방선거 때, 김영미 시의원을 공천한 것은 상당한 정치적·도덕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또, 박수현 전 대변인은 지난해 9월 15일에야 전처 박 씨와 법률적으로 이혼했기 때문에, 그 이전인 2009년부터 내연 관계를 가졌다는 것은 이른바 '불륜'이 될 소지도 있다.

    이날 충남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처 박 씨는 박수현 전 대변인이 "다 알다시피 굉장한 생활고에 시달려 11년 전에 아내와 실질적으로 헤어진 것"이라는, 생활고에 따른 별거와 이혼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박수현 전 대변인이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사람으로 철저한 인사검증을 마쳤고, 사생활이 문제였다면 검증 초기에 드러났을 것"이라고 반박한 것과 관련해서도 "내가 그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다"며 "한 쪽의 일방적인 말들만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검증을 통과한) 것 아닐까"라고 반박했다.

    전처의 기자회견이 파문을 일으킬 조짐이 보이자, 박수현 전 대변인 측은 이날 오후 선거캠프 명의의 논평을 통해 재차 전면 반박에 나섰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논평에서 "예비후보 이전에 가장으로서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데 대해 도민과 당원 지지자에게 한없이 부끄럽다"면서도 "이렇게 간이 큰 짓은 정치공작적 사주"라고 천명했다.

    '정치공학적 사주'라는 주장은, 이러한 의혹을 일관해서 제기하고 있는 민주당원의 배후에 충남도지사 후보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다른 인사가 있다고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2007년 홀연히 집을 나간 아내의 버림에 지난 10여 년 죽음보다 고통스러웠지만 견뎌냈다"며 "선거전을 진흙탕으로 만들려는 더러운 프레임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1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기된 각종 의혹에 관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의혹 해소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 충남도지사 경선전은 이미 어느 정도 '진흙탕'이 돼버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졌다. 야당은 호재를 만난 듯 공세의 고삐를 조이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전처로부터 박수현 후보가 생활고가 아닌 여성 문제 때문에 헤어졌고, 그 여성은 애인인 비례대표 여성이 아닌 또다른 여성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하루가 멀다하고 성폭행·성희롱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민주당이 이번에는 막장드라마까지 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여성이 하도 많이 등장해 도표를 그려야 할 지경"이라며 "안희정의 친구인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가 친구한테 배웠는지 초록이 동색"이라고 정조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