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취소 해프닝 당연한 일… "'죽을 죄를 지었다' 밖에 할 말 더 있었겠나"
  • ▲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5일 국회에서 충남도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9일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안희정 사태로 인한 선거운동 전면중단에도 불구하고 충남도지사 출마 의지는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5일 국회에서 충남도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9일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안희정 사태로 인한 선거운동 전면중단에도 불구하고 충남도지사 출마 의지는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19대 국회 의정활동 시절 원내(院內)의 유일한 친안(친안희정)계라 불렸고,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시절에도 안희정 캠프의 대변인을 맡았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향해 정계은퇴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단언하면서도, 자신은 충남도지사 출마 의지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9일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안희정 전 지사가 밝힌 "모든 정치활동 중단"의 의미를 질문받자 "현재로서는 (정계은퇴 외에)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가"라고 잘라말했다.

    안희정 전 지사가 지난 6일 새벽 SNS를 통해 마지막으로 밝힌 "모든 정치활동 중단"은 잠정적인 의미를 갖는 '중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추후 해명과 반격을 통한 정치활동 재개 가능성도 여지를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다.

    이에 대해 박수현 전 대변인이 '정계은퇴가 맞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또, 박수현 전 대변인은 안희정 전 지사가 모종의 해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됐던 전날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부질없다는 시선을 보였다.

    전날 해프닝으로 끝난 기자회견 취소 소동에 관해서 박수현 전 대변인은 "안희정 지사의 입장에서 보면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을 때 '죽을 죄를 지었다' 밖에 할 말이 더 있겠느냐"며 "기자회견을 한다고 해서 의아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결과적으로 취소를 하면서 보낸 입장문을 보니까 '검찰에 하루라도 빨리 소환해달라'고 입장을 밝혔더라"며 "이게 안희정이 원래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번 안희정 전 지사와 복수 여성 피해자 간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박수현 전 대변인은 가까운 사이이지만 전혀 몰랐으며 사태가 불거진 뒤에 안희정 전 지사와 연락을 취한 적도 없다고 거리를 뒀다.

    수행비서를 33세의 젊은 여성으로 특채한 게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수현 전 대변인은 "그런 생각을 전혀 할 수가 없었다"며 "그분을(피해자 김모 씨) 지난 경선 캠프에서 봤지만, 굉장히 맑고 밝고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여서 한 번도 의심을 해본 바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말 내가 알았다면…… 그게 가장 후회스럽다"며 "좀 더 잘 살펴볼껄 하는 생각도 들지만, 나도 너무 믿기지가 않는 일이라……"라고 채 말을 끝맺지 못했다.

    나아가 "차마 안희정 지사에게 연락을 해볼 생각도 못했다"며 "너무 가까운 친구인 내가 전화를 했을 때, 안희정 지사도 내게 할 말이 없을 것 아니겠다"라고, 사태 이후 연락을 해본 적도 없으며, 소재도 모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안희정 전 지사의 충격적인 성폭행 의혹이 연일 폭로됨에 따라, 박수현 전 대변인도 후보를 사퇴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지역사회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또, 호재를 만난 야당에서는 민주당이 결자해지의 측면에서 충남에 무공천을 해야 한다는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수현 전 대변인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나는 충남이라는 척박한 지역에서 민주당 깃발을 걸고 살아온 사람인데, 여기서 박수현이 사퇴를 한다면 도민들에게 진정한 사죄의 길도 아니고, 유력주자로서의 책임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안희정 사태'와 때맞춰 유포되고 있는 자신과 관련한 '음해 정보지(찌라시)'와 관련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법적 대응 조치도 취했다는 점을 경고했다.

    자신이 내연녀를 비례대표 공주시의원에 꽂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박수현 전 대변인은 "(해당 의혹은) 내연녀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에 방점이 있기보다는, 공천을 어떻게 했느냐를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당을 위해서 수 년간 봉사해온 분인데 (비례대표 시의원으로 공천한 게) 무슨 특혜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김영미 시의원은 정당에 입당해서 지역위원회 운영위원과 여성국장이라는 힘든 일을 수 년간 해온 분"이라며 "비례대표 후보를 구하다 구하다 못 구하니까, 여성국장이던 김영미 시의원에게 설득하고 설득해서 달랑 한 명을 공천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6·13 지방선거 이후의 개인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딱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박수현 전 대변인은 "다들 알다시피 나는 굉장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11년 전에 아내와 실질적으로 헤어진 것"이라며 "사적으로는 나도 이제 11년 동안의 고통스런 내 개인적인 삶을 치유받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퇴근을 하면 돌아갈 가정이 있고 싶은 사적인 이유"라며 "도지사가 된다면 공적·사적인 여러 이유 때문에 이제 나도 가정을 갖고 싶다고 말씀드린 적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개인적인 문제를 지난 지방선거에서의 비례대표 시의원 공천 문제와 결부해 자신을 공격한 '음해 정보지'와 관련해서는 "의견을 밝힌 분의 페이스북에 들어가보면, 나와 경쟁하는 다른 충남도지사 후보를 지지한다는 글이 있다"며 "이런 문제가 아주 민감한 시기에 불거진 것에 대해 정치적 의혹을 제기한 상태고 법적으로 조치를 취한 상태"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