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靑국가안보실장, 브리핑서 남북 합의문 발표北 "재래식·핵 무기, 남측 향해 발사하지 않을 것…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해소시 핵무기 필요 없어"與·일부 누리꾼, 남북 합의문에 "평화 보인다" 환호
  • 북한이 "재래식 무기 및 핵 무기를 남측을 향해 발사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북한의 이런 태도는 한미동맹 흔들기의 일부분일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대북특별사절단을 이끌고 1박2일 북한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뒤 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남북 양측이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북측은 한반도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말하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 보장시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명백히 밝혔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실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이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며 "북한은 이와 함께 재래식 무기 및 핵 무기를 남측을 향해 발사하지 않을 것임도 확약했다"고 덧붙였다.

  • 한국과 미국은 지난 1953년 10월 1일 6.25전쟁 이후 한국 방위를 위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었다. 약 2만6000명~2만9000명 가량의 주한 미군이 현재 부산과 평택에 자리잡고 있다. 경북 성주군에는 미군 포병부대가 주둔하며 미사일을 추적하는 사드를 운영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여전히 첨예한 대립 관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10일, 미국이 대북제재를 위해 해상봉쇄를 거론하자 북한은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면서 칼날을 세웠다.

    미 국방부는 이런 북한을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했다. 미국은 핵 태세 검토 보고서를 통해 '김정은 정권의 종말'까지 언급하는 등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만약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냥 북한이 남한을 향해 재래식 무기 및 핵 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좋아할 수만은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러한 분위기를 이용해 남한에서 주한미군을 몰아내기 위한 계획이라고 보고있다.

    실제로 북한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 보장의 열쇠는 미군을 몰아내는데 있다"고 연신 주장해왔다. 평창올림픽에서도 북한은 남한과 지속적인 화해 제스처를 취하면서 미국에겐 날 선 반응을 보이며 대립각을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한미 군사외교 공조를 흔들기 위한 전술적 장치"라며 경고했다.


  •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이러한 부분에서 특사단이 밝힌 이번 협의문에 의문점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군사적 위협이 없으면 비핵화 한다는 말은 주한미군을 철수하라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맥락이 아닌지 무척 우려스럽다"며 "별로 달라진 게 없는 표현만 바뀐 합의로 북한의 위장평화 공세에 말려들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수석 대변인 역시 "북한이 밝힌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의 선후 순서를 명확히 하지 않는 한, 과거 십수 년간 되풀이됐던 지난한 협상과정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하지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누리꾼은 북한의 이같은 태도에 환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대북특사단이 기대이상의 파격적인 성과를 가져왔다"며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전략도발을 중단하고, 우리나라에 대한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확약한 것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한걸음 더욱 다가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누리꾼들 역시 남북 합의문이 발표되자 "이건 정말 대단한 성과다, 미국도 태도에 변화를 보일 듯"(huri*** 좋아요 10221, 비공감 2358) "이게 다 외교다, 알겠냐 보수들아"(do*** 좋아요 9422, 비호감 2782), "한반도에 드디어 평화가 오려나보다"(ksg5*** 좋아요 8365, 비호감 2016)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좋아요 수도 비호감 수와 극명하게 차이를 보였다.

    그간 한반도 역사를 살펴보면 북한이 평화를 외치면 항상 도발이 뒤따랐다. 6.25 전쟁·2차 서해교전·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사건등 사례는 무수히 많다. 우리는 북한의 '위장평화전술'에 그렇게 당하고도 안전장치 없이 북한을 또 한 번 믿어보자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