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하게 흘러가는 안보 상황 속 존재감 안보여… 지지율 답보, 불분명한 대북 입장이 원인
  • ▲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지난달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위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지난달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위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광주를 방문한 바른미래당이 대북특사단 파견과 관련해 "특사단이 어떤 성과를 거둬오는지 보고 나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판단을 유보한 셈이다.

    다소 불분명한 바른미래당 입장은 광주 민심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과 대화 혹은 제재 목소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5일 대북특사를 두고 칭찬과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광주 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교착된 남북 관계가 돌파구 열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최대한 노력해 한미동맹의 굳건한 지원 속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가 성사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박 공동대표는 이어 "만일 특사단이 비핵화와 관련해 손에 잡히는 것 없이 빈손으로 온다면, 국민은 허탈해할 것이고 향후 한반도 상황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특사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며, 그 평가 기준은 오직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유 공동대표는 "대북 특사 자격 시비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대신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그 결과에 따라 대응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북 특사를 보냈는데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한다면 상황은 매우 위험해진다"며 "제재와 압박은 더 강해질 것이고, 북미대화 가능성도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대북 특사단은 김정은에게 미국의 군사적 옵션 막을 방법 없다는 점을 전하고,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분명한 대답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그간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내왔다. 그러나 긴박하게 변화하는 안보 상황에서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바른미래당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호남 화합이라는 명분 아래 두 지지 기반을 모두 고려하다 보니, 결국 둘 다 놓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분석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지지율에서도 나타난다. 바른미래당은 출범 이후 2주 연속 하락세를 겪으며 6.8%의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9.2%에서 50%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19.3%에서 19.7%로 올랐다. 안보가 핵심 이슈로 떠오른 지금,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비교적 입장이 확실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으로 빠져나가는 양상이다.

    한 여당 측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대화 혹은 제재라는 큰 프레임을 깨고 제3의 입장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며 "극과 극으로 나뉠수록 바른미래당은 불리해진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