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특사는 10일(현지시간) "최근 미사일발사와 관련한 북한 매체의 보도 방식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킹 특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한 세미나에서 "당시 북한에 초청됐던 외신 기자들이 정작 미사일이 발사될 때 평양에서 열린 중요하지 않은 행사에 갔었지만 북한은 발사 실패를 공식 발표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북한의 미디어환경이 변했고,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민주주의 확산과 인권 등 북한 문제에 대응하는 데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정보 유통과 휴대전화 보급이 확대되면서 북한에서는 라디오를 통해 애국을 주장하는 노래만 듣게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결국 어떻게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정부의 통제를 약화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반도 전문가인 마커스 놀런드 피터슨연구소 연구원도 "10년, 20년전이라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대해 성공이라고 발표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실패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놀런드 연구원은 "내부적으로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뉴스정보가 유통되고 있는데다 외국 언론인들을 초청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와 함께 휴대전화 네트워크로 인해 북한에서도 정보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엘리트 계층을 중심으로 정보가 쉽게 전달되는 메커니즘이 형성됐다"면서 "이밖에 로켓 발사 실패는 미국이나 러시아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도 (공식 발표의) 이유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미경제연구소(KEI)와 컨설팅업체 `인터미디어'가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서 나다니얼 크레천 인터미디어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북한에서 외부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DVD"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자와 북한여행객 등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북한에서 외국 DVD를 시청한 비율이 지난 2008년 20%에 불과했으나 2009년 32%, 2010년 48%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조사 대상자 가운데 46%가 북한에서 DVD플레이어를 이용했다고 밝혀 TV이용 비율(74%)보다는 낮았으나 라디오(42%), 컴퓨터(16%), 휴대전화(14%)보다는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미디어환경을 갖고 있으나 1990년대말에 비공식적으로 개방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최근 미디어환경의 변화는 정기적으로 큰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정부가 지원한 이날 세미나를 진행한 에이브러햄 김 KEI 부소장은 "궁극적으로 북한(정권)은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듣고 보는 것에 대한 통제, 사회주의 경제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생각에 대한 통제를 잃고 있다는 게 중요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한국의 드라마 `겨울연가'와 걸그룹 `원더걸스'가 체제 전복자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니얼 배어 국무부 민주주의ㆍ인권ㆍ노동 담당 부차관보는 "미 정부는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는 새롭고 창조적인 방식을 개발하는 데 이 보고서를 이용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이는 북한 관련 비정부기구(NGO)의 활동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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