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 일정 묻는 질문에 靑"대략 일정 있지만 공개 부적절"…北 방한때와 달리 기자도 동행 안 해
  • ▲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정 실장은 5일 방북하는 대북특별사절단의 수석을 맡았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정 실장은 5일 방북하는 대북특별사절단의 수석을 맡았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5일 오후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을 파견키로 했지만 북한은 당일 오전까지도 구체적 일정을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대략 일정은 있는데 공개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보인다"고 했지만, 당일에도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는 '깜깜이' 사절단이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5일 춘추관에서 출국 인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간 대화 분위기와 관계 개선의 흐름을 살려 한반도의 비핵화와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만들어나가고자하는 대통령의 확고한 뜻과 의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번 방문은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북측이 특사와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 데 대한 답방 형식"이라며 "저와 모든 단원은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국내외 기대 부응할 수 있게 지혜와 힘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출발하는 대북 특사단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청와대 관계자는 같은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대략 짐작은 하고 가는데, 실제로 그게 어찌 될지 확정되지 않았다. 유동성이 있다"고 했다.

    다른 핵심관계자 역시 같은날 "(북한에서 공항으로) 누가 나올지 모르겠다"며 "(북에서 출발하는 시각 역시) 일 마무리하는대로, 미정이다"라고 했다.

    핵심관계자는 "숙소도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다만 만찬은 시간은 정해졌는데 좀 더 봐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반응은 어렵게 얻은 남북대화의 기회인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도) 여기에 와서 다 협의가 됐다. 요구사항도 있겠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정작 가장 중요한 일정인 북한 김정은을 언제 만날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방북해서 만난 결과를 언론에 발표하는 시각 역시 정확히 정해지지는 않았다. 이 관계자는 "오늘보거나, 내일보거나, 김정은을 만나는 것은 한 번"이라면서도 "대략 일정은 있는데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보인다"고 했다.

    특히 이번 방북 일정에는 양측의 회담을 지켜볼 기자들이 대동하지 않는다.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전적으로 청와대의 발표만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북한 고위급대표단 방한 당시 고위급 대표단에 기자 3명이 대동한 점을 감안하면,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처럼 대북 특사가 깜깜이 외교로 이어지자 정치권에서는 핵심의제 역시 명확하게 논의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은 "이번 특사의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임무는 비핵화"라며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처럼 핵은 사라지고 선물만 잔뜩 안기면서 가짜 평화의 길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은 비핵화에 관심이 없다. 핵보유국 대접을 받으며 핵 군축 대화를 하기 위해 북미 대화에 나서고 이를 위해 남한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정의용 수석대북특사는 돌아와서 국민에 소상히 협의 내용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