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점검 특별지시 없이 선거 이야기만 한 靑 오찬 겨냥해 "민생은 뒷전이고…"
  •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후 밀양화재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밀양문화체육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시민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밀양(경남)=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오후 밀양화재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밀양문화체육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시민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밀양(경남)=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화재참사가 일어난 밀양을 비롯한 경남 동부의 분위기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좋아졌다고 평가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두고보라"고 일갈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7일 오후 밀양 화재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밀양문화체육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제천참사 때 정쟁(政爭)에 이용하지 않을테니 문재인 대통령에게 특별소방점검을 해달라고 했다"며 "(특별소방점검을) 했는가, 대통령 지시로?"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연말연시에 화재참사가 많이 나는데, 특별소방점검을 실시했으면 이런 사고는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지시하면 공무원들의) 화재 경각심이 높아져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국당 홍준표 대표보다 조금 앞선 시간대에 합동분향소와 참사현장을 찾은 뒤 "이번 화재사고는 지난번 제천 화재사고와는 양상이 다르다"며 "소방대원들이 빨리 초동대응에 나섰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질식해 돌아간 분이 많았던 것은 고령·중환자들이 많아 자력으로 탈출하기 어려웠던 것이 원인"이라며 "결과가 안 좋으면 원망을 듣는 게 숙명인데 국민이 응원하니 잘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기민했던 초동대처를 부각해 '컨트롤타워 부재론'을 피해감과 동시에, '국민의 응원'을 내세우면서 아직도 50%대를 유지하고 있는 국정수행 지지율을 바탕으로 잇따른 참사에 대한 정치적 책임론을 모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일어난 세월호 사고의 경우 현 집권세력이 일관해서 '참사'라는 용어를 사용한 반면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제천 화재참사와 밀양 화재참사를 모두 화재'사고'라고 불렀다.

    홍준표 대표는 직전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해서 한 이러한 말들도 문제삼았다. 홍준표 대표는 "대통령이 여기 와서 참 어이없는 말을 하고 갔다"며 "책임이 없다는 뜻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말이 안 되는 말을 하고 갔다"며 "대통령이 여기 와서 할 말은 '할 말이 없다'는 게 정답"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한 달 사이에 백 명 가까운 인명손실이 났는데 '쇼'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구정을 앞두고 또 화재사고가 날 것이니, 오늘 당장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에 소방점검 특별지시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집권여당 원내지도부와 대통령이 얼굴을 맞댄 청와대 오찬회동에서는 재난을 예방하기 위한 소방점검 논의는 없었고,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화재참사가 일어난 밀양을 포함한 경남 동부의 선거 분위기가 좋다는 대화만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오찬회동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경남 동부의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운을 떼고, 민주당 의원들이 "곧 서부도 좋아질 것"이라고 맞장구쳤다는 것이 복수 매체의 보도로 드러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질문을 받은 홍준표 대표는 "나 참"이라고 혀를 차며 한동안 답을 하지 못했다.

    홍준표 대표는 "내 참 어이가 없는 게 민생은 뒷전이고…"라며 "정권을 맡았으면 무한책임을 지고 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않고 그저 정치보복에만 혈안이 돼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이번 화재참사가 일어난 밀양을 포함하는 경남 동부 권역의 분위기를 지칭해 "경남 동부가 정말로 (민주당에) 정서가 좋은지 한 번 보자"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