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의 방통위 항의방문 등 잇단 경고 무위에 반발
  •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정부과천청사의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검은넥타이를 치켜들어보이며 이효성 위원장을 압박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과방위 소속의 박대출 의원. ⓒ과천(경기)=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정부과천청사의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검은넥타이를 치켜들어보이며 이효성 위원장을 압박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과방위 소속의 박대출 의원. ⓒ과천(경기)=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의 거듭된 항의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가 강규형 KBS 이사의 해임을 강행했다. 출범 보름째를 맞은 김성태호(號)의 대여(對與) 투쟁력이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다.

    방통위가 27일 강규형 이사의 해임을 강행한 것과 관련해, 한국당은 즉각 장제원 수석대변인 명의의 구두논평을 내며 반발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강규형 이사의 해임으로 KBS가 권력에 굴복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아보인다"며 "문재인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은 역대 어느 정권보다 폭력적"이라고 개탄했다.

    아울러 "폭압적 권력이 공영방송을 잠시 손아귀에 넣을 수는 있겠지만, 권력의 쇠퇴와 함께 그 댓가는 철저히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권의 폭압적 공영방송 장악에 대항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끝까지 투쟁'을 강조하긴 했지만, 대항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게 한국당의 고민이다.

    검은 넥타이를 매고 방통위를 찾아 이효성 위원장을 상대로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고, 청문 절차와 전체회의가 소집된다는 말에 당의 공식 회의 석상을 통해 공개적으로 엄중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당 소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들은 이날 강규형 이사의 해임 사실이 알려진 직후,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 20일 자유한국당은 방송장악 저지를 위해 방통위를 항의방문하고, 정권의 위법적인 폭거에 대해 엄중경고한 바 있다"며 "제1야당의 목소리를 일주일 만에 묵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에서 알 수 있듯이 국회 차원에서, 정당 차원에서의 항의방문과 엄중경고도 별무소용이었다.

    강규형 이사의 해임으로 KBS 이사회 내의 세력 구도가 현 여권 우위로 재편되면서, 이인호 KBS 이사장의 불신임과 고대영 사장의 해임은 불보듯 뻔한 수순이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 과방위원들은 "절차의 민주성도 갖추지 못하고 내용의 불법성도 해소하지 못하고 KBS를 참담하게 무너뜨렸다"며 "이 정권의 방송장악 야욕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이처럼 KBS 경영진 교체가 목전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성태 원내대표가 항의방문과 엄중경고, 규탄의 기자회견을 넘어 어떠한 '특단의 조치'를 꺼내들 수 있을지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더 이상 '한국당패싱'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거듭 던졌는데도 정부·여당이 제1야당 무시를 계속하고 있다"며 "당장 이로써 연내 본회의는 물건너간 분위기이지만, 야권에 더 이상의 '강수'가 있느냐가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