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총리 재임 가능성과 투표일 전날 '불고기' 식사 주제로 환담
  • ▲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사진DB
    ▲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사진DB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오후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총선 승리를 축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약 20분간 통화를 가졌다.

    이날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에서 확인된 민의는 정책을 추진해나갈 수 있는 큰 원동력"이라며 "네 차례 연속 승리를 거두셨는데, 앞으로도 역대 총리들의 기록을 경신하면서 일본의 발전과 번영을 이끄시라"고 덕담했다.

    국회 다수당 총재가 총리에 오르고, 언제든 국회 해산이나 내각불신임을 통해 정해진 임기 없이 그때그때 국민의 민의를 수렴할 수 있는 선진적 정치체제인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서, 아베 총리는 △2012년 12·16 총선 △2014년 12·14 총선에 이어 올해 10·22 총선에서도 승리하면서 연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아베 총리는 24일까지 2130일째 총리로 재임하고 있는데, 이는 사토 에이사쿠(佐藤栄作·2798일), 요시다 시게루(吉田茂·2616일) 이후 전후(戰後) 세 번째 '장수' 기록이다.

    의원내각제의 특성상 다음 총선이 언제 치러질지는 불분명하지만, 2020년 도쿄올림픽을 치른 뒤 중의원을 해산한다고 가정하면 아베 총리는 전후 최장수 총리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를 가리킨 문재인 대통령의 덕담에 아베 총리는 "축하 전화를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후 양국 정상은 아베 총리가 중의원 선거 과정에서 투표일 전날 불고기로 저녁식사를 한 것을 화제삼아 따뜻한 대화를 이어갔다.

    아베 총리가 "선거 마지막날 한국음식을 먹고 피로를 풀고 기력도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나도 총리께서 선거 마지막날 불고기를 드셨다는 보도를 봤다"며 "총리와 함께 앞으로도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협력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의 이날 통화는 지난달 15일 일본의 중의원이 해산되기 전에 통화했던 것으로부터 약 한 달여만의 일이다.

    당시 마지막 통화에서 양국 정상은 정상간 통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우리 정부의 800만 달러 상당의 대북 지원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대북 압박을 훼손한다"며 지원 재고를 요청했고, 이를 문재인 대통령이 거절하면서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었다.

    이날 통화에서도 아베 총리는 대북 압박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중의원 선거 기간 중 "북핵 위협"을 강조하며 압박 정책을 호소해 유권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끌어낸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발언이었다는 평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 연설 때마다 북한의 위협에 대해 압력을 가해 북한 스스로가 정책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며 "앞으로도 문재인 대통령과 긴밀히 공조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압박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내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나가자"고 희망했다.

    양국 정상은 내달 베트남과 필리핀 등지에서 열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에서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