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은 침묵 일관, 서울시장 하마평 오를 때와 달라
  • ▲ 안철수 국민의당 전 의원이 물 마시는 모습. ⓒ뉴시스
    ▲ 안철수 국민의당 전 의원이 물 마시는 모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채용 특혜 의혹이 조작으로 밝혀진 가운데 그 파장이 이른바 '안철수 게이트'로 확장된 모양새다. 민주당이 이번 조작 논란과 관련 19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의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의원의 입장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조작과 연루된 국민의당 소속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이유미 당원은 안철수 후보와 관계가 매우 깊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안철수 후보의 인재영입 1호 인사였고, 이유미 당원은 안철수 후보의 대학원 제자다. 안철수 게이트가 불거진 것도 비슷한 연유다.

    민주당은 문준용씨 채용 조작 파문이 불거지자 연일 안철수 전 의원의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조작 당사자 이 아무개(이유미) 씨는 조작을 실토했다"며 "또 공범이 있다고 했다. 이것은 더 이상 수사 결과를 기다릴 것도 없이 명백한 정치 공작"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가 언급한 '공범'에 대해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 세웠다. 아울러 '공범'에는 이유미 당원과 친분이 깊은 안철수 전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은 지난 28일에도 안철수 전 의원을 거세게 압박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을 통해 "(문준용씨 조작 파문 관련) 안철수 전 의원은 자신의 제1호 영입인사와 제자가 연루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과는커녕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안철수 전 의원은 즉각 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당시 김영주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의원과 이유미 당원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최고위원회의 때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연일 안철수 전 의원 책임론을 부각시키는 데는 선거판을 좌우할 제보내용을 일개 당원 혼자 조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확신 때문이다. 문준용씨 채용 의혹이 가진 무게감을 비춰볼 때 안철수 전 의원이 이를 인지했을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SNS 수석부본부장을 역임했던 최민희 전 의원은 한 라디오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조금만 꼼꼼한 성격이라면 그 녹취록을 가져오라고 하는 게 상식"이라고 의심했다.

    이번 조작 파장이 안철수 게이트로 불거진 또 다른 이유로는 국민의당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도 한 몫 한다. 국민의당 안팎에서 안철수 전 의원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배해진 것이다. 김태일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위해 뛴 집단과 세력에 대해 장수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안철수 책임론을 피력했다.

    그러나 안철수 전 의원 측은 이러한 외침을 외면했다. 이번 조작 사건을 이유미 당원의 개인 일탈로 규정한 것이다. 안철수 전 의원의 최측근인 문병호 전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지금 당이 타들어갈 위기에 처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 전 의원은 이와 관련 어떠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그의 침묵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매우 차가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철수 전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자 "여론조사에서 이름을 빼 달라"며 즉각 대응을 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