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당일 궂은 날씨도 중요 변수…보수결집 어렵다는 분석도
  •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대한문 유세 현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대한문 유세 현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선거 당일인 9일 각 후보들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빅데이터 '구글트렌드'가 출렁이고 있다. 지난 2일 문재인 후보를 추월했던 홍준표 후보가 선거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양강구도를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막판 보수결집 여부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구글 트렌드〉등 빅데이터 집계 결과에 따르면, 9일 오전 7시를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관심도는 92,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81, 안철수 후보는 48, 심상정 후보는 26, 유승민 후보는 23으로 나타났다.

    구글트렌드는 지난 2일부터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관심도에서 앞서는 것으로 집계했다.마지막 TV토론이 열린 5월 2일 밤 구글 트렌드는 홍준표 후보 100, 문재인 후보 71, 심상정 후보 61, 유승민 후보 63, 안철수 후보 52의 관심도를 기록한 것으로 보았다.

    이후 위기를 느낀 문재인 지지층에서 막판 결집을 이뤄내며 다시 홍 후보를 역전하는 등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투표 당일까지 문 후보와 홍 후보 사이의 막판 1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 ▲ 9일 오전을 기준으로한 구글 트렌드의 일주일간 관심도 변화 추이.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간 양강구도가 명확하게 감지된다. ⓒ구글 트렌드 제공
    ▲ 9일 오전을 기준으로한 구글 트렌드의 일주일간 관심도 변화 추이.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간 양강구도가 명확하게 감지된다. ⓒ구글 트렌드 제공

    구글 트렌드의 관심도는 특정 지역 및 기간의 차트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대한 검색 관심도를 나타낸다. 이는 긍정적 여론과 부정적 여론을 모두 합친 수치다. 때문에 지지율을 바로 반영하지는 않는다. 다만, 대개 관심도가 지지율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여론조사 결과보다 실시간으로 지지율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된다.

    실제로 지난 4월 25일까지만 해도 홍 후보는 구글 트렌드 관심도에서 문재인 후보는 물론, 안철수 후보에도 뒤쳐지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후 TV토론회를 거치며 확실한 2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지난 5월 2일 TV토론을 거치며 문재인 후보와 비슷하게 경쟁하는 구도가 뚜렷해졌다.

    이는 홍 후보가 재치있는 언어를 통해 인지도를 지지도로 바꾸는 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안보관을 효과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트위터코리아〉가 대선후보들의 첫 TV토론이 있었던 지난달 13일부터 마지막 토론이 열린 이달 2일까지 후보별로 가장 많이 리트윗된 글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 홍 후보의 '세탁기' 발언이 가장 많이 리트윗 된 인기 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홍 후보의 TV토론 발언인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가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확 1년 돌리겠다"는 내용을 한 트위터 사용자가 올렸고, 이 트윗은 2만 4천여 건 이상의 리트윗을 기록하며 여기저기로 퍼졌다.

    당시 이 발언이 화제가 된 것은 홍 후보의 재치있는 반론 때문이었다. 홍 후보의 발언을 듣고 있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홍 후보도 엄연히 형사 피고인"이라며 "홍 후보도 세탁기에 들어가야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홍 후보는 "들어갔다 나왔다. 판결문을 보라"고 응수했다. 두번의 재판을 '돌린' 결과, 사실심인 2심에서 무죄판결로 빠져나왔다는 의미였다.

    이를 다시 심상정 후보가 "고장난 세탁기가 아니냐"고 하자 홍 후보가 웃으며 "세탁기가 삼성세탁기라 고장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기업 기살리기'를 외쳐온 홍 후보가 같은 날 심 후보가 삼성 등 대기업을 비난한 것까지 에둘러 비판한 말이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는 햇볕정책의 계승여부를 묻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주적개념을 물어 두 사람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4월 초, '반문정서'속 안철수 후보로 향했던 표심은 썰물같이 빠져나갔다.

  •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유세현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유세현장.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그러나 이같은 TV토론 결과에도 불구하고 4월말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10%대에 갇혀있었다. TV토론이 막바지에 다다른 5월 초에서야 급격한 지지율 상승과 함께 안철수 후보와의 '실버크로스'가 감지됐다. 여론조사 공표기간이 끝난 후에는 여론조사의 침묵 속에 민주당 일각에서도 부산 등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때 이미 구글 트렌드에서는 홍 후보와 문 후보 사이 양강구도가 형성 된 상태였다.

    때문에 홍 후보는 그간 "여론조사는 믿지 않겠다"며 선거에서 줄곧 구글 트렌드 등 빅데이터를 인용해왔다. 실시간 여론을 볼 수 있는 지표라는 설명이다.

    홍준표 후보는 "이번 대선은 친북좌파 하나, 얼치기 좌파 하나, 보수우파에서는 홍준표가 나오는 선거"라며 "보수가 결집하면 문재인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보고있다. 결국 막판 홍준표 후보로의 보수 결집이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셈이다.

    이를 위해 홍 후보는 대선후보가 전권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당헌 104조를 이용,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하겠다고 밝힌 의원들을 복당키로 했다. 당내 논란을 없애기 위해 친박계 의원들의 징계도 해제했다. 일부 중도보수까지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겠다는, 일종의 승부수로 해석됐다.

    다만 홍 후보의 승부수에 일부 네티즌들은 엇갈리는 반응도 보였다. 유승민 후보측은 오히려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이 유 후보 지지율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대결집을 아직까지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선거 당일 궂은 날씨도 중요한 변수다. 비가 내리고, 기온도 떨어진 요소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대 대선에선 투표율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보수층으로 갈수록 높았다. 하지만, 젊은 유권자들의 선거 열기가 만만치 않고, 높은 사전투표율을 감안할 때 어떤 후보에게 유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민주당 선거캠프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열리는 보궐선거인 만큼 여권 성향의 유권자들의 '투표 의지'가 그리 높지 않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보수 집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