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7안산국제거리극축제 개막작 창작그룹 노니의 '안安寧녕2017'
    ▲ 2017안산국제거리극축제 개막작 창작그룹 노니의 '안安寧녕2017'
    텅빈 거리가 화려한 무대로 탈바꿈해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5월 5일 어린이날 개막해 7일까지 펼쳐지는 '2017 안산국제거리극축제'의 열세 번째 이야기가 안산문화광장과 안산 일대를 뜨겁게 달군다.

    2005년 시작해 매년 5월 열리는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안산의 거리와 광장을 무대 삼아 도시민의 일상과 삶터 이야기를 연극, 퍼포먼스, 무용, 음악, 다원예술 등의 다양한 공연으로 풀어내는 국내 대표 거리예술축제다. 

    올해는 개폐막 프로그램을 비롯해 안산리서치 3편, 공식참가작 11편, 국제 교류작 3편, 거리예술플랫폼 7편, 광대의 도시 17편, 靑자유구역#유스컬처 22편, 시민버전2.0 75편, 광장마이크 등 총 160여 편의 작품이 라인업에 올랐다.

    대규모 시민 참여, 개막작 '안安寧녕2017'

    개막작은 창작그룹 노니의 '안安寧녕2017'로, 시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걷는 길놀이형 공연이다. 해외작일 것이라는 예상을 깬 국내 단체의 야심작이다. 국내예술단체와의 동반성장이라는 축제의 지향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안安寧녕2017'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이어지는 안산 시민의 삶을 되돌아보고 '편안하고 편안하자'는 안부를 건넨다. 시민 퍼레이드 외에 파쿠르, 저글링, 타악, 불꽃, 짐볼 퍼포먼스, 건설 중장비 퍼포먼스까지 다양하게 구성했다.

    특히, 사전 모집된 400여 명의 시민참여가 눈길을 끈다. 이들은 예술가들과 여러 차례 사전 워크숍을 진행하며 공연을 완성해 왔다. 짐볼 퍼포먼에서 저글링하는 배우들과 시민들은 공을 살리기 위해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인다. 이는 세월호 미수습자 9인을 기다리는 희망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다. 

    여기에 70여 명의 오케스트라도 함께 크레인 1대, 굴삭기 5대가 쓰이는 건설 중장비 퍼포먼스가 시선을 압도한다. 육중한 중장비는 세월호 참사에서 생명을 구했던 움직임을 드러낸다. 배우와 교감하며 마치 생물체와 같이 움직이는 중장비는 보는 이들에게 또 다른 공감을 자아낸다.

    소외와 배제 없는 '같이 걷는 길'

    폐막프로그램은 우리 사회가 소통과 공감, 화합의 중요성을 다시금 곱씹어보아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 소외와 배제가 없는 '같이 걷는 길'을 제안한다. 모두 3개 작품으로 구성되며, 축제에 모인 시민들은 서로 만나고 관계 맺는 화합의 장을 풀어낸다. 

    첫 시작은 홀로 걷는 길이다. 이탈리아 공연단체 노그래비티포몽스의 '길 위에서'는 16m 높이의 고공줄타기를 선보이는데, 어둠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예술가의 몸짓은 인생의 순간순간들을 나타낸다.

    이어 예술불꽃 화(花, 火)랑&까르나비에의 '길&Passage:새로운 여정'은 화려한 불꽃과 함께 여러 사람이 같이 걷는 퍼레이드를 펼친다. 대미는 서울예술대학교 예민회와 예사당이 선보이는 한국음악, 연희, 봉산탈춤에 이어 500여 명 풍물패들의 '대동 연희'가 장식한다. 

  • ▲ 2017안산국제거리극축제 공식참가작인 리젤 징크의 '스탠스, 8시간'
    ▲ 2017안산국제거리극축제 공식참가작인 리젤 징크의 '스탠스, 8시간'
    안산리서치·공식참가작·거리예술플랫폼 등 프로그램 풍성 

    올해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제작 지원하는 작품은 모두 3편이다. 안산이라는 도시 이야기에 집중한 '안산리서치'에는 개막공연 '안安寧녕2017' 외에 안산 예술단체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의 '응옥의 패턴'이 있다. 이 작품은 2014년 세월호 사건에서 배제된 이주민 여성 응옥(가명)의 이야기다. 

    일본 예술가 후지와라 치카라의 '엔게키퀘스트-안산 속 두 외딴 섬'은 안산에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자에 기록된 지시에 따라 안산을 자유롭게 산책하는 공연이다. 

    공식참가작은 공동체 퍼포먼스, 이동형 공연, 음악, 고공줄타기, 서커스, 차력 등 다양한 장르의 11편 작품을 선보인다. 주목해야 할 공연으로 시위 현장에서 착안한 안무로 9명의 무용수가 8시간을 이어가는 호주 안무가 리젤 징크의 '스탠스, 8시간' 시민과 예술가가 무리 지어 안산 곳곳을 함께 걷는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순례길2017' 등이 있다.

    기획 프로그램 또한 다채롭다. 시민 일상을 예술로 표현하는 '시민버전2.0'은 모두 75개 팀이 참여,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며, 축제의 황금시간인 6일 오후 5시 광장 전역에서 만날 수 있다. 올해 처음 열리는 '광장마이크'는 6편의 낭독공연과 안산 시민의 진솔한 삶 이야기를 들려주는 안산마이크로 꾸며진다

    [사진=안산국제거리극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