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3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상대로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정책에서 구분점이 확실치 않은 점을 알리면서 중도보수에 표심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후보는 이날 SBS 프리즘센터에서 열린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안철수 후보가 계신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23석"이라며 "집권하시면 저희들하고야 협력할 일이 없을 테고, 민주당과 합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국정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1,2당은 돼야 가능하다"며 "서른 몇 석 가지고는 국정 운영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가 보기에는 호남 1중대 민주당에 떨어져 나온 2중대가 국민의당"이라며 "박지원 의원이 대표가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150석 가지고 국정운영을 잘 했느냐"며 "본인이 얼마나 협치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인가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저희는 지향점이 다르다"며 "이미 총선에서 돌파력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합당 여부를 물은 것은 표면적으로 국민의당 지지기반이 더불어민주당과 겹치기 때문이다. 호남의 유권자들이 '정권 교체를 이뤘으니 합당해달라'고 요구할 경우 이를 거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발 더 나가 생각한다면 안 후보 측으로 흩어지고 있는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노린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수 유권자들에게 '합당가능성'을 제기하며 안 후보의 선택이 차악이 아닐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홍 후보는 앞서 "안 후보와 협력할 일이 없다"고 먼저 전제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가 민주당과도 협력하지 않겠다고 답한다면, '협치'를 내세웠던 프레임이 약해지고 고립되는 형국이 될 수 있다. 홍 후보가 이를 내다보고 질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문재인 후보 역시 이같은 홍 후보의 수를 읽은 듯, 안철수 후보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문 후보는 "사드 배치 관련 당론도 다르고 햇볕 정책도 다른데 어떻게 다른당과 협치하느냐"며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 자유한국당과 함께 할거냐"고 물었다.
여기에 대한 안철수 전 대표의 답변은 "합당하냐 해서 안한다 한 것"이라며 "협치의 대상은 제가 말한대로다"라고 물러섰다. 민주당과 협력할 의사가 있음을 피력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