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협력할 일 없다…39석 정당 국정 운영 가능하나" 安 고립 시킨 洪
  •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3일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마주친 모습이다.ⓒ 사진공동취재단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3일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마주친 모습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3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상대로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정책에서 구분점이 확실치 않은 점을 알리면서 중도보수에 표심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후보는 이날 SBS 프리즘센터에서 열린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안철수 후보가 계신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23석"이라며 "집권하시면 저희들하고야 협력할 일이 없을 테고, 민주당과 합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국정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1,2당은 돼야 가능하다"며 "서른 몇 석 가지고는 국정 운영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가 보기에는 호남 1중대 민주당에 떨어져 나온 2중대가 국민의당"이라며 "박지원 의원이 대표가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150석 가지고 국정운영을 잘 했느냐"며 "본인이 얼마나 협치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인가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저희는 지향점이 다르다"며 "이미 총선에서 돌파력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 합당 여부를 물은 것은 표면적으로 국민의당 지지기반이 더불어민주당과 겹치기 때문이다. 호남의 유권자들이 '정권 교체를 이뤘으니 합당해달라'고 요구할 경우 이를 거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발 더 나가 생각한다면 안 후보 측으로 흩어지고 있는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노린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수 유권자들에게 '합당가능성'을 제기하며 안 후보의 선택이 차악이 아닐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홍 후보는 앞서 "안 후보와 협력할 일이 없다"고 먼저 전제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가 민주당과도 협력하지 않겠다고 답한다면, '협치'를 내세웠던 프레임이 약해지고 고립되는 형국이 될 수 있다. 홍 후보가 이를 내다보고 질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문재인 후보 역시 이같은 홍 후보의 수를 읽은 듯, 안철수 후보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문 후보는 "사드 배치 관련 당론도 다르고 햇볕 정책도 다른데 어떻게 다른당과 협치하느냐"며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 자유한국당과 함께 할거냐"고 물었다.

    여기에 대한 안철수 전 대표의 답변은 "합당하냐 해서 안한다 한 것"이라며 "협치의 대상은 제가 말한대로다"라고 물러섰다. 민주당과 협력할 의사가 있음을 피력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