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문재인 대리인 추미애, 文 전 대표 보호하려는 듯한 발언"
  •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이종현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계엄령' 발언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18일 민주당이 부산 엘시티 문재인 전 대표 연루설 유포자를 처벌하고자 당내에 설치한 '유언비어 신고센터'에는 오히려 "추 대표의 계엄령 유언비어를 신고한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선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추 대표를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박 대통령을 향한 추 대표의 공세가 역풍으로 돌아온 셈이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박사모를 시켜서 물리적 충돌을 준비하게 하고, 시간을 끌며 지지층 결집시키기를 시도하고, 사정기관에 흔들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계엄령까지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돌고 있다. 참으로 무지막지한 대통령이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헌법(제77조)상 보장된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지만, 국회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권을 행사해 대통령의 계엄령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

    식물 정부 전락에 거대 야당이 정국을 주도하는 작금의 상황에선 계엄령 검토 주장은 허무맹랑한 낭설(浪說)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내용을 모를 리 없는 판사 출신의 추 대표는 왜 계엄령 운운하며 국민 혼란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일까.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 추진-번복 논란으로 입지 불안에 놓인 추 대표가 리더십 만회를 시도하려다 오발탄을 날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국적인 장외투쟁을 앞두고 민심을 자극해 판을 키워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 ▲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근혜 퇴진을 위한 국민주권운동 본부 출정식에서 추미애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근혜 퇴진을 위한 국민주권운동 본부 출정식에서 추미애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박근혜 퇴진을 위한 국민주권운동본부' 출정식을 열고 "드라마 보기 바쁜 데 국정하기 바쁘지 않나. 국민을 걱정하느라 주름살 하나 생기면 어떤가"라며 "건강에 무리가 되면 그냥 내려오라. 우리가 그냥 고이 보내드리겠다"며 박 대통령에게 하야를 거듭 요구하기도 했다.

    추 대표는 또 "국민이 뽑은 대통령인데 박 대통령은 최태민의 기운으로 대통령이 됐다고 믿고 있다"며 "국민이 준 권력인데 우주의 기운으로 권력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어처구니없는 대통령 앞에서 온 국민은 그저 슬플 뿐다"고 힐난했다.

    이 자리에서 우상호 원내대표는 "우리는 박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일 때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역사의 법정에 세운다고 약속한다"며 "12·12 쿠데타로 군부독재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다 감옥에 갔다. 이런 식의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무사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조사받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바로 본인의 범죄 연루 혐의를 인정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며 "(박 대통령이)겁이 나서 못 받는 것이다. 자백하면 감옥에 가고 탄핵될 수 있다. 그러니까 잔머리를 굴리는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하지만 여권 안팎에선 "제1야당 대표가 유언비어에 앞장서며 무책임한 정치적 선동에 나섰다"는 등의 비난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이날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는 "추 대표가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하면서 대대적으로 허위사실 유포에 나섰다"며 "추미애를 반드시 법정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 ▲ 18일 시민들과 시국 대화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문 전 대표측 제공
    ▲ 18일 시민들과 시국 대화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문 전 대표측 제공

    새누리당은 문재인 전 대표를 보호하기 위한 속셈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새누리당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미애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돈다'는 국민 혼란을 자극하는 유언비어를 말했다"며 "추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의 대리인 격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문 전 대표를 보호하려는 듯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은 과거 이승만 대통령보다 훨씬 더 나쁜 것 같다"며 "대통령직을 붙잡고 또 대통령직 뒤에 숨어서 수사를 회피하고 진실을 말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이는 정말 추한 모습"이라고 박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에서 '엄마와 함께하는 시국대화' 행사를 열고 "이승만 대통령은 정말 아주 독재자였지만 국민들의 하야 민심이 확인된 순간 국민들 뜻이 그렇다면 하고 받아들이면서 깨끗하게 물러났다. 많은 독재를 했지만 물러나는 순간엔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주장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버틸수록 저는 더 종말을 재촉할 뿐"이라며 "박 대통령이 버티면 버틸수록 앞으로 촛불은 전국 각지에서 더 뜨겁게 타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