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13일 의원·단체장·당협위원장 연석 대규모 '시국회의'로 세몰이
  • ▲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사진)은 10일 불교방송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을 팔아 호가호위한 이른바 진박들은 이제 좀 새누리당에서 나가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사진)은 10일 불교방송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을 팔아 호가호위한 이른바 진박들은 이제 좀 새누리당에서 나가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최고위원직을 던지고 당 지도부에서 나온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이 숨겨놓았던 발톱을 드러내며 이른바 진박(眞朴)을 정조준했다.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3선·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은 10일 불교방송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새로운 보수들이 모여서 당원과 국민들이 원하는 보수정당을 다시 세워야 되지 않겠느냐"며 "과거에 대통령을 팔아서 호가호위했던 분들은 당에서 좀 나가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석호 의원의 이러한 언급은 새누리당의 쇄신 방법으로 '해체 후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최근 비박계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무엇을 겨냥하고 있는 것인지 보다 구체화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정현 지도부'의 퇴진과 새누리당의 인적 쇄신을 주장하는 비박계 의원들과 친박 온건파 의원들은 전날 의원회관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오는 13일 당 소속 의원 뿐만 아니라 광역단체장과 원외당협위원장까지 참석하는 대규모 '비상시국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와 관련, 강석호 의원은 "현재 지도부가 사퇴도 않고 당을 쇄신할 쇄신책도 내놓지 않으면서, 사퇴하겠다는 최소한의 로드맵도 내놓지 않으니 지도부를 인정할 수 없어 비상시국회의가 열리는 것"이라며 "현재의 집터 위에 있는 집을 허물어버리고 새로운 집을 짓자는 재창당 수준의 결의를 그날 회의에서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재창당 수준의 결의'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당의 이름이나 로고, 모든 부분을 지우는 것"이라며 "새로운 보수로 가는 계기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정당의 이름과 로고, 당색(黨色)을 바꾸는 정도로는 이제 식상해서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2012년 2월 기존의 한나라당에서 지금의 새누리당으로 '거듭날 때' 이미 다 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도 "완전히 새롭게 거듭난다면서 이름과 로고를 바꾸고 당 색깔을 파란색으로 되돌리는 정도로는 '도로 한나라당'이 되는 수준"이라며 "새롭게 거듭나는 것 자체가 완전히 새로워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평했다.

    비박계 의원들 또한 이를 모를 리 없다. 외견상으로는 '당명과 로고' 정도만 언급하면서도 '재창당 수준'을 유독 강조하는 것에는 특정 진박(眞朴) 의원들의 배제를 의중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의 배를 그대로 타고 가면서 배의 외장과 도색만 바꾸는 정도라면 누군가를 배에서 중간에 내리게 하는 출당(出黨)이나 제명은 어렵지만, 아예 배를 갈아타는 '재창당'이라면 새로운 배에 올라타는 과정에서 승선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진박 배제'가 손쉬워지기 때문이다.

    이날 강석호 의원이 "과거에 대통령을 팔아서 호가호위했던 분들은 좀 나가달라"고 언급한 것은, 이와 같은 '진박 배제' 의도의 일면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현재의 '이정현 지도부'가 퇴진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것에도, 강석호 의원은 진박(眞朴)들의 여전한 호가호위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했다.

    강석호 의원은 "(이정현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는 것은) 결국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명분인데, 대통령은 그네들만이 지켜서는 안 된다"며 "그네들만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병풍을 치고 한다면, 우리가 볼 때는 답답한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여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한 지붕 두 가족의 따로 살림' 상태를 거친 뒤, 새누리당이 본격적으로 분당(分黨)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강석호 의원은 "당을 깨는 것보다는 당의 뼈를 깎는 쇄신"이라며 "보수는 분열하면 다같이 망하기 때문에, 국민들과 새누리당 당원들은 그것(분당)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