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을 대표하는 단편소설이 뮤지컬로 화려한 외출에 나섰다.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김유정의 '동백꽃',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추억의 노래들과 함께 뮤지컬로 풀어낸 '쿵짝'이 오는 30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창작뮤지컬 '쿵짝'은 아시아문화원과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가 함께 선보이는 신작으로, 간다 소속배우인 우상욱의 첫 연출작이기도 하다. 지난 2월 첫 선을 보였던 쇼케이스와 아시아문화원 초청 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우상욱 연출은 "20대 후반이 돼서야 단편소설을 읽게 되었다. 기존에 단편소설들을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연극 등이 있었지만 대부분 각색을 거쳐 본질적인 얘기를 하지 않았다. 최대한 단편소설들의 이야기는 살리되, 그 안에 숨어있는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복수의 '타향살이', 봉봉사중창단의 '사랑을 하면 예뻐져요', 진방남의 '꽃마차' 등 단편소설들의 시대적 배경인 1930~50년대의 노래들을 작품 색깔과 어우러지게 편곡했으며, 무대는 간소화하는 대신 아름다운 문학적 색채를 최대한 살렸다.

    지난 12일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에서 진행된 뮤지컬 '쿵짝' 전막시연에서 책장을 넘기는 소리와 함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속 옥희가 등장해 "글자로 이뤄져 90년 동안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아 직접 책을 찢고 나왔다"고 토로하며 극의 시작을 알린다.

    이는 옥희라는 친숙한 인물을 통해 점점 외면시 되고 있는 한국 단편소설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며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소설 밖으로 나온 옥희는 각기 다른 단편소설에 있는 '사랑'을 관찰자의 입장에서 맛깔나게 들려준다. 어쩌면 다소 촌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이 순박한 정공법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부각시킬 줄 아는 영리함으로 작용한다.

  • ▲ (좌) 민준호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대표, (우) 우상욱 연출
    ▲ (좌) 민준호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대표, (우) 우상욱 연출
    시연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민준호 간다 대표는 "우선 '쿵짝'은 우상욱 연출과 많이 이야기를 한 작품인데, 앞으로 일종의 주문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쿵짝'하면 주인공이 책에서 튀어나오는…서양 단편과 전설도 훑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우 연출은 "10년 전부터 한국 단편소설을 공연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 기적 같은 일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두렵기도 했는데, 많은 관객들과 배우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기분이 좋다"라며 첫 연출작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한편, 뮤지컬 '쿵짝'은 조부모-부모-자녀 등 3대 가족이 3인 이상 관람 시 3만원에 예매할 수 있는 '삼대할인'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동백꽃', '운수 좋은 날'의 원작 소설을 지참하면 15,000원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원작 소지자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Story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