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정식 방불, 김홍걸-노건호 참석… 김종인 "말만 거창" 비판
  • ▲ 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 준비 심포지엄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표가 기조연설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뉴시스
    ▲ 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 준비 심포지엄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표가 기조연설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6일 싱크탱크 심포지엄을 열고 각종 경제정책을 쏟아낸 것은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을 굳히기 위한 속셈로 풀이된다.

    대선을 1년여 앞둔 상황에서 거대한 싱크탱크를 구성, 차별화된 정책과 공약으로 당내 다른 후보군을 압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얘기다.

    이날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 심포지엄 행사는 학계 인사와 지지자 등 600여 명이 몰려 대권 출정식을 방불케했다. 문 전 대표는 기조연설에 대선 공약에 가까운 주요 정책을 대거 쏟아내며 정권교체에 대한 자신감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야권 대선 후보군 중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는 그동안 '앞서가고 있을 뿐 정책적 대안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는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정권교체를 넘어 경제교체로 가야 한다"며 "저는 우리가 직면한 저성장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를 살릴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상임고문인 한완상 전 부총리와 자문위원장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연구소장을 맡은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부소장을 맡은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연구위원장을 맡은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등이 참석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장남 노건호 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에는 교수와 각 분야 전문가 등 약 50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은 연내까지 참여 교수 규모를 1,0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 ▲ 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 준비 심포지엄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성장의 소장 조윤제(왼쪽부터) 서강대 교수, 자문위원장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상임고문 한완상 전 한성대 총장이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뉴시스
    ▲ 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 준비 심포지엄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성장의 소장 조윤제(왼쪽부터) 서강대 교수, 자문위원장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상임고문 한완상 전 한성대 총장이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뉴시스


    문 전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그동안 진보진영이 주장했던 '분배'보다는 '성장'에 방점을 두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외연 확장에 몰두하는 문 전 대표가 기존의 지지층을 넘어 중도보수층 공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문 전 대표 측도 이번 싱크탱크의 핵심 컨셉을 '경제 중심, 중도 확장'으로 설명하며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진보 경제학자들과 주류 경제학자들이 함께 모여서 '대한민국 경제의 근본 해법과 비전'을 찾아나가는 싱크탱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의 외연 확장을 위해 비교적 정치적 성격의 연구 집단과는 거리를 둬 왔던 이제민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영일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양봉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등을 영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가 진정성 있는 정책비전 보다는 보여주식 과시용 싱크탱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전 대표가 대선 경선을 거치기도 전에 '매머드급' 싱크탱크 구성에 몰두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나섰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조윤제 싱크탱크 연구소장은 "문 전대표의 품성, 그가 살아온 길, 정의에 대한 강한 신념, 그의 인간적이며 따뜻한 가슴과 강인한 의지는 능히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개척할 짐을 질 수 있는 인물이라고 확신한다"고 문 대표를 극찬했다.

    야권에서는 거창한 싱크탱크를 구성한 뒤 자화자찬에 나선 문 전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킹 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더민주 전 비대위 대표는 문 전 대표의 '정책공간 국민성장' 싱크탱크에 대해 "말은 상당히 거창하게 성장과 경제민주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한다"면서 "실질적으로 경제민주화는 성장에 지장을 주는 의미가 아니다. 그에 대한 이해가 잘못돼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세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야권의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PBC 라디오에서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 "최종 후보는 현재 상태가 유지되기보다는 바뀔 가능성이 훨씬 더 많다고 본다"며 "제가 그 중심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