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후보들, 부산에선 "문재인" 호남에선 "김대중" 충청에선 '안희정 마케팅'
  •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추미애 의원.ⓒ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추미애 의원.ⓒ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후보들이 19일 충남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띄우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 후보(기호순)는 이날 충남 교통연수원에서 열린 '충남도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잠재적 대선 후보인 안희정 지사를 향해 노골적인 구애발언을 쏟아냈다.

    충남에서 안 지사의 인기를 발판 삼아 충남 표심을 얻기 위한 노골적인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충남 발전을 위한 당대표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안희정 마케팅'으로 충청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특히 추미애 후보는 "안희정 지사를 밑에서 보니까 오바마 인상이 나오더라"라고 아부성 발언을 한 뒤 "저는 힐러리 인상이 나오지 않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상곤 후보는 10만 온라인 당원과 관련, "무엇보다 충청의 자랑이자 우리 당의 자랑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한 강력한 대선후보가 우리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안 지사를 한껏 치켜세웠다.  

    이종걸 후보 역시 당내 대선 후보를 열거하면서 "무엇보다 여러분이 자랑하고 여러분이 느끼고 여러분이 함께하고 이제 대한민국의 인물된 안희정(도) 우리당 모두 참여하는 경선을 만들어야지 않겠나"라며 안희정 마케팅에 가세했다.

    이 후보는 또 "초선 시절 소수파인 노무현을 누구보다 먼저 지지했다. 안희정 지사가 너무 잘 알고 있다. 수행 실장하면서 내내 같이 했다"며 안 지사와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안 지사는 축사를 통해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정운영의 지표를 보면 한반도 위기관리나 외교 안보 문제, 양극화 등 모든 처방전들이 지난 20세기의 낡은 처방전이었다"며 "그 처방전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울산과 부산에서 친문(親문재인)구애 경쟁에 나섰던 더민주 후보들은 최근 방문한 호남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와 거리를 두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 'DJ 구애' 작전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계은퇴 약속 논란 등으로 형성된 호남의 반문(反文·반문재인) 정서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더민주 후보들이 정책 비전의 경쟁보다는 각 지역 계파 수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노골적인 구애 발언만 쏟아내면서 전대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