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짜던 孫 고문, 지지자들 복귀요청에 "고민해보겠다"
  • ▲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뉴데일리DB
    ▲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뉴데일리DB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정계복귀 선언이 사실상 카운드다운에 들어갔다. 전남 강진에서 지지자들의 강력한 정계 복귀 요청를 받고 정치 재개 가능성을 또 한 번 내비치면서 8월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손 전 고문이 내년 대선을 1년 여 앞두고 정계 복귀를 선언한다면 야권뿐만 아니라 대권구도 전체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의 독주체제로 굳어지던 더민주 대권주자 경쟁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손 전 고문은 지난 16일 칩거 중인 전남 강진의 한 식당에서 지지자 모임인 '손학규를 사랑하는 모임(손사모)' 회원 50여 명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손사모 회원들은 손 전 고문에게 현실 정치로의 복귀를 강하게 요청했고, 손 전 고문은 "의중은 알겠다.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이 '정치 재개 선언'을 한 것으로 보도하자 손 전 고문측은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뜻으로, 공식적인 복귀 선언이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일단 칩거를 풀고 정치판으로 돌아가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수준에 머물렀지만,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는 사실상 시점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손 전 고문은 지난 5월 5·18 민주묘역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새 판을 짜는데 앞장서 나갈 것을 여러분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다짐하고자 한다"며 정계복귀를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서울은 언제 올라 오시느냐"는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의 질문에 "이제 올라가야죠"라며 칩거를 끝내고 상경할 뜻을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 ▲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이종현 기자
    ▲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17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와 관련, "정치를 하실 생각을 하면 시기적으로 지금 외에는 언제 다른 때 기회가 있겠느냐"며 "손 전 고문이 조만간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최근 국민의당이 손 전 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데 대해서는 "손 전 고문도 정당에 다시 복귀를 하려면 내가 과연 그 정당 가서 무슨 역할을 할지 생각을 할 것 아니겠느냐"며 "더민주에 오면, 확실하게 확신이 안서면 선택하기 힘들 것이다. 국민의당이든 더민주든 어느 쪽으로 가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마음에 들고 안 들고가 어디 있겠느냐"며 "당의 수준이 그 정도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경선에 앞서 문재인 전 대표에게 벌써부터 줄 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이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가를 생각을 해야 될 테니까"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손 전 고문이 더민주에 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단 서울에 와서 본인이 어떻게 처신하느냐를 봐야 안다"며 "아직까진 손 전 고문이 강진에 내려가 있어 뭐라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손 전 고문이 또다시 정치복귀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손 전 고문을 영입하기 위한 야권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국민의당은 최근 당 전체의 중도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향해 노골적인 '러브콜'을 보낸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