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이달 중순쯤 3당 원내지도부 회동 가능성 '먼저 소통 시작'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오른쪽).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오른쪽).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대(對)국회 협치(協治)의 서막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교섭단체 3당 대표와 만나기 전 원내지도부와 먼저 회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여당인 새누리당이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하고 있는 점을 감안, 박 대통령이 3당 원내지도부를 먼저 만나 일단 소통을 시작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이란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빠른 시일 내 3당 대표를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인물난 등으로 7월 이전에는 개최가 힘든 상태다. 더불어민주당도 8월 말에서 9월 초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대표를 뽑기로 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3당 대표가 이달 중 회동을 갖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3당 원내지도부와 먼저 회동을 갖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은 신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인선을 마쳤고 더불어민주당도 김종인 대표가 정책위의장만 확정하면 여야 3당의 원내 지도부가 구성되는 만큼 박 대통령이 원내지도부를 만나는 데 걸림돌은 없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국정운영과 정책 결정 등에 대한 당론을 결정하는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들과 만나 민생(民生)을 논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시점은 이달 중순쯤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회동 형식은 박근혜 대통령이 3당 원내지도부를 만나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경제활성화 등 국내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 ▲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뉴시스
    ▲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뉴시스

     

    하지만 각 야당의 라인업이 심상치 않다.

    '정치 9단' 각종 협상에서 노련한 정치력을 보여온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꽉막힌 86(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 운동권 출신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들은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임이 틀림 없다.

    청와대 비서진들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4.13 총선 후 첫 공식석상인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민의(民意)를 겸허히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가 민생과 경제에 매진하는 일하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정부도 새롭게 출범하는 국회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는 "각계각층과 협력, 그리고 소통을 잘 이뤄나갈 수 있도록 각고(刻苦)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천명했다.

    지난달 28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는 "내각(內閣)은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19대 국회 임기 만료 전까지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소통 부재' 논란을 훌훌 털어내고 대(對)국회 스킨십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다.

    확 달라진 박근혜 대통령이다.

    반면, 청와대 비서진들은 아직까지도 4.13 총선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솔솔 흘러나오는 인적 개편 가능성에 노심초사(勞心焦思)하면서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는 청와대가 '총선 후유증'을 털어내야 할 때다.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뒷받침해 보다 적극적으로 국정운영의 기틀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박지원 원내대표의 속을 알 수가 없다. 운동권 본색을 드러낸 우상호 원내대표와의 마찰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정치권에선 "이럴 때일수록 청와대 비서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對)국회 협치(協治)의 첫 발을 떼는 3당 원내대표 회동은 하반기 국정에 있어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이 기회를 놓쳐버리면 언제 다시 기회가 찾아올지 알 수 없다. 다음 당 대표와의 회동을 앞두고 분위기가 어떤식으로 변화할지는 알 수 없다. 회동의 공수(攻守)를 철저히 준비하고 견인해야 할 주춧돌인 청와대 비서진이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