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전준위·조강특위 출범… 호남 공조직 복구에 상당 시간 걸릴 듯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8월말~9월초로 전당대회 시점을 결정한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중으로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여야 3당 중 가장 먼저 전당대회 준비 국면에 돌입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민주는 11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전준위·조강특위 구성안을 의결한다. 전당대회 개최에 앞서 지역위원회와 기층 당원 조직을 재정비하고, 당헌·당규를 재검토하기 위함이다.

    특히 연말연초에 대규모 탈당이 잇따랐던 호남의 경우, 지역위원장 뿐만 아니라 대의원과 권리당원들까지 전부 동반 탈당해 하나의 국회의원 선거구 전체의 공조직이 완전 붕괴된 곳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지역위를 재건하고 당원 조직을 정비한 뒤에나 전당대회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지난해 4·29 재·보궐선거 영패 이후 문재인 전 대표가 사퇴 요구를 모면하기 위해 내세웠던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거짓 혁신'을 되돌리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상곤 혁신위는 총선 이후 첫 전당대회부터 최고위원회를 해체하고 권역별·직능별 대표위원 등으로 이를 대체하도록 했지만 정치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김상곤 혁신위의 다른 '거짓 혁신'들은 총선 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상당수 백지화됐다. '시스템 공천'은 실제로 선출직공직자평가위까지 구성했지만 되레 '야권 최고의 국방·안보 전문가'인 백군기 의원이 컷오프되는 황당한 결과를 낳았다.

    이 때문에 김종인 대표가 총대를 메고 이들 컷오프 의원들 중 일부를 긴급 구제했다. 그 결과, 당초 컷오프됐던 문희상 의원은 경기 의정부갑에서 당선됐지만 백군기 의원은 컷오프 논란으로 입은 내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낙선했다. 당내 인재만 죽이는 '시스템 공천'을 통해 '거짓 혁신'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전당대회와 관련한 당헌·당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5본부장제 등 다른 '거짓 혁신'에 대한 재검토 요구도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5본부장제가 폐지되고 사무총장제로 복귀한다면 문재인 전 대표가 내세웠던 김상곤 혁신위의 '거짓 혁신'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말대로 3개월여 동안 "총기 난사"만 한 채 아무 것도 이룬 게 없는 꼴이 된다.

    더민주 관계자는 "혁신위는 최고위원을 없애고 대표위원을 신설토록 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며 "이를 수정하는 논의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8말9초로 예정된 더민주 전당대회에는 정청래·추미애 전 최고위원과 이종걸·박영선 전 원내대표, 송영길·김부겸·김진표 당선인 등이 자천타천으로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청래 전 최고위원은 "주변으로부터 강한 (전당대회) 출마 요구를 받고 있다"고 했고, 추미애 전 최고위원도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위해 헌신해달라는 요구가 있으면 거부하지 않겠다"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종걸 전 원내대표는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에 필요하다면 당대표에 도전할 수 있다"는 말에 긍정을 표했고, 박영선 전 원내대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송영길 당선인은 "총선 출마 선언 때 '당선시켜주면 당대표에 나가겠다'고 말했다"며 전당대회 출마와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 김진표 당선인도 "정권교체에 필요하다면 백범 선생의 말씀처럼 문지기 노릇을 하든 당대표든 무엇이든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당선인은 본인이 직접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한 적은 없지만,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더민주와 야권 내부 사정에 정통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3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정기국회가 9월에 시작되고 8월에는 국정감사를 준비해야 한다"며 "더민주는 전당대회를 또 연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절충안으로 8말9초로 결정된 것인데, 나는 더민주 전당대회가 내년 1~2월에 열릴 것으로 본다"며 "김종인 대표가 너무 나가니까 문재인 전 대표가 제동을 걸어 기분 나쁘게 한 것으로, 김종인 대표도 (전당대회 재연기를) 결국 받아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