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유아교육진흥원 "아빠 교실, 평일 교육참여 어려운 아버지 위해 마련" 생색오는 4월 23·30일, 5월 21일 토요일 세 차례 진행
  • ▲ 서울시 교육청은 교육청 산하기관 유아교육진흥원이 유치원 학부모 자녀 40가족을 대상으로 '좋은 아빠 되기'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 뉴시스
    ▲ 서울시 교육청은 교육청 산하기관 유아교육진흥원이 유치원 학부모 자녀 40가족을 대상으로 '좋은 아빠 되기'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 뉴시스


    서울 교육청 산하 유아교육진흥원에서 주말을 맞아 ‘좋은 아빠 양성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교육 대상자는 이미 선정한 뒤에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해 눈총을 받았다. 

    22일 서울 교육청은 산하 유아교육진흥원에서 유치원 학부모 자녀 40가족을 대상으로 ‘좋은 아빠 되기 프로젝트’를 오는 4월 23일, 4월 30일, 5월 21일 세 차례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교육청과 서울유아교육진흥원은 “이번 ‘좋은 아빠 되기 프로젝트’는 아버지와 자녀 사이의 이해와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으로, 가정에서의 아버지의 위상과 역할을 재인식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자랑했다.

    서울 교육청과 서울유아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좋은 아빠 되기 프로그램’은 아버지의 역할, 자녀와의 대화방법을 가르치고, 이어 아빠와 자녀가 함께 하는 놀이, 가족이 함께 하는 숲속 여행 등의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서울 교육청과 서울유아교육진흥원 측은 ‘좋은 아빠 되기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이유로 “평일에 실시하는 연수에 참여하기 어려운 아버지들이 많아 토요일로 프로그램 날짜를 잡았다”면서 “서울시 유치원생의 아버지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참가자를 선착순으로 40명만 받았다는 점이다.

    참고로 2015년 4월 기준 서울시내 유치원 수는 국공립과 사립을 합쳐 888개에 달한다. 유치원생 수는 약 9만여 명이다. 이들 중에서 ‘40명 만 선착순’으로 받았다는 뜻이다.

    취재 결과 ‘좋은 아빠 되기 프로그램’에 참가할 사람을 모집하는 과정은, 우선 서울 시내의 유치원에 관련 모집 공고를 낸 뒤 최대 2가구 씩 만 신청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에 ‘선착순’이라는 조건이 더해지면, 일반인이 해당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것은 마치 추석과 설 연휴 귀성 KTX 열차표 예매를 해야 하는 수준이다.

    다른 지적도 있다. 이미 참가할 사람들을 모두 뽑은 뒤에 관련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자료를 배포하는 것을 보고 “참가 못한 사람 놀리는 거냐”는 반응도 나온다.

    ‘좋은 아빠 만들기’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는 서울 교육청과 산하 기관들의 모습을 보면, 교육기관의 소비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 ‘인사권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우리 잘 했죠?”라고 묻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까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