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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부터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2015-2016 잉글리쉬 프리미어리그가 어느덧 대장정의 끝을 향해가고 있다.
세계최고의 리그로 꼽히고 있는 잉글리쉬 EPL은 치열한 우승경쟁 못지않게 개인 득점왕 경쟁 역시 막판까지 불을 뿜으며 축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제이미 바디 ‘언더독의 반란’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레스터시티,제이미 바디. 올 시즌 EPL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팀과 선수다.
레스터시티는 2014-2015 시즌 11승 8무 19패의 평범한 성적으로 14위에 머물렀다. 이후 레스터시티는 약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EPL 순위표 맨 꼭대기에 자리하며 기적같은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여우들(Foxes)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일등공신은 단연코 제이미 바디라고 할 수 있다.
그는 2012년 7월 레스터시티에 입단 후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 시즌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며 득점 선두(22골)를 달리고 있다. 바디는 178cm,76kg의 그리 크지 않은 체격을 가지고 있지만,번뜩이는 순간 스피드와 정확한 슈팅력으로 많은 득점에 관여했다.
전방에서 길게 찔러주는 롱 패스 시도가 많은 팀 공격의 특성상 바디의 재빠른 움직임은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이뤄내며 EPL을 집어삼키고 있다.
바디가 득점왕과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이끈다면, 그야말로 영화같은 스토리가 완성되는 셈이다.
또, 그동안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빅클럽(맨유,맨체스터시티,아스날,첼시) 이 차지했던 리그의 상위권 판도에 새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해리 케인 '잉글랜드 출신의 자존심을 살린다'
레스터시티,제이미 바디의 2관왕(우승,득점왕)을 저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는 토트넘의 해리 케인(22.잉글랜드)이 있다.
2010년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한 케인은 뛰어난 체격조건과 정확한 결정력,영리한 플레이 등 공격수가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가지고 있는 차세대 골게터다.
3년간의 임대 기간을 거쳐 친정팀으로 복귀한 그는 2014-2015 시즌 21골로 득점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만 22세에 불과한 케인의 활약에 토트넘은 물론이고. 웨인 루니 이후 잉글랜드 출신 대형 공격수의 등장에 목말라했던 국가대표팀도 반색을 표했다.
해리 케인이 올 시즌 득점왕을 차지한다면 1996-1997 뉴캐슬 소속으로 뛰었던 앨런 시어러(25골) 이후 20년만에 잉글랜드 출신 득점왕이 된다. 제이미 바디도 잉글랜드 출신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득점왕 대결은 시즌 막판까지 눈을 뗄 수 없는 흥미로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세르히오 아게로 ‘믿고 쓰는 ATM 공격수’ 득점왕 2연패를 노리다
잉글랜드 출신의 제미이 바디와 해리 케인에 맞서는 공격수는 맨체스터시티의 세르히오 아게로(28.아르헨티나)가 있다. 아게로는 2014-2015 시즌 26골로 EPL 입성 3시즌 만에 득점왕을 기록했다. 그는 페르난도 토레스,디에고 포를란,라다멜 팔카오,디에고 코스타 등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수 많은 공격수의 계보를 이으며 잉글랜드 무대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173cm,70kg의 작지만 다부진 체격에서 나오는 몸싸움 능력과 화려한 개인기,폭발적인 스피드를 겸비한 아게로는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이 보장된 정상급 공격수다. 잦은 부상이 유일한 흠이지만,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한다며 지금 보다 더욱 많은 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
소속팀 맨체스터시티의 우승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시점에서 아게로가 득점왕 등극을 통해 마지막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해리케인과 제미이 바디는 22골로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고,세르히오 아게로는 21골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남은 게임수는 4~5경기. ‘잉글랜드산 공격수‘ 의 명예회복이냐,아게로의 2연패 등극이냐. EPL 최종 라운드가 펼쳐지는 5월 15일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