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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9일 전주를 찾아 큰절을 올렸으나 발언 내내 사과는 찾을 수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9일 전북 정읍과 전주에서 보인 모습에서는 당초 호남민심을 향한 '사과.경청.위로'를 찾아볼 수 없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전주 전북대를 찾아 학생 및 시민들과 만나 박근혜 정권에 대한 비판, 야권분열의 책임을 국민의당에 전가하고는 더민주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큰절을 올렸다.
하지만 20분 넘는 발언동안 진심어린 사과는 없었다. 결국 지지호소를 부탁하는 퍼포먼스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저희가 당의 분열을 막지 못하고 단일화를 하지 못해 전주 시민들께서 정말 고민이 많은 거 같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주 시민에 대한 사과는 이것이 전부였다.
문재인 전 대표는 곧바로 "여러분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정권교체 아닌가"라고 묻더니 "판단 기준은 딱 하나다. 제1야당인 더민주만이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는 당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간 더민주가 부족한게 많았고 실망도 많이 시켰다"면서도 "부족한 부분은 시민들이 채워서 함께 정권교체를 하면 된다"고 강조하는 등 사과보다는 연신 지지를 호소했다.
전북 정읍에서는 유세 차량에 오르기 전 마지못해 잡는 모양새라도 취했으나 전주에서는 고민 없이 연단에 올랐다. 전날 광주 5·18민주묘역에서와 달리 발언 내내 밝은 표정을 유지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더니 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국민의당에 전가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제3당 구조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3당 구도라는 것은 제1당이 과반수를 넘지 못할 때만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의당이 하려는 3당 구도는 새누리당의 영구집권을 도와주는 1당 구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1당의 의석수가 더 늘어나 과반수를 훨씬 넘고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의석, 개헌할 의석까지 가져간다면 3당 구도가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양당구도를 깨고 만든 것은 제1당 구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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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여분간 발언한 문재인 전 대표의 표정은 밝았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도 "국민의당이 생겨서 정권 심판이 힘들게 됐다"며 "수도권에서 안철수 대표가 여당의 2중대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홍걸 위원장은 "국민의당은 자신들이 DJ정신을 계승한 적자라고 한다"면서 "국회의원 한번 하기 위해 수단방법 안가리고 야당 분열시키고, 여당에 어부지리 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절대 DJ정신일 수 없다"며 여전히 정통성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발언을 마친 문재인 전 대표와 김홍걸 위원장, 전주 지역 후보 3명은 시민들을 향해 큰절을 했다. 큰절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호남정신에 대한 존중의 의미와 사과의 의미를 담은 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가 정말로 큰절에 호남민심에 대한 존중과 사과를 담으려고 했다면, 적어도 발언 전에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30분동안 정권과 국민의당에 대한 비판, 더민주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난 뒤 큰절을 올려봐야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방문은 지난해 11월 조선대 특강 이후 약 5달만에 이뤄졌다.
당초 '반문(反文)정서'로 성난 호남민심을 향해 사과하고 경청하고, 위로하기 위해 내려왔으나 1박2일간 친노패권 지지자들에 둘러쌓여 좋은 소리만 듣고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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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 전북대 앞에서 진행된 문재인 전 대표의 유세지원 현장에 플래카드를 든 지지자들이 모여 환호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