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GPS 교란공격에 강력 대응해야

    GPS 교란공격은 국제 범죄에 해당한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대응방안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김성만(코나스)  
     
북한이 범 세계위치식별체계(GPS: Global Positioning System) 교란 공격을 3월 31일부터 계속하고 있다. GPS 교란이란 위치 파악을 위해 사용되는 GPS 시스템의 주파수(1575㎒/ 1227㎒)와 같은 강한 전파를 송출함으로써 GPS에 장애를 유발하는 일종의 전자전(電子戰)이다.

정부는 “북한이 31일 오후 7시30분부터 GPS 교란신호를 내보내고 중단하고를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황해남도 해주시·연안군(서부), 강원도 평강군(중부), 강원도 금강산(동부) 등 4곳에서 GPS 교란 전파를 쏘고 있다. 2일 오전 10시58분경부터는 개성지역에서 추가로 교란신호가 발사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사분계선(MDL) 서쪽 끝에서 동쪽 끝에 이르기까지 전 지역에 걸쳐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3일 오후 현재까지 항공기 총 357대에 교란신호가 유입됐다.
주항법장치인 관성항법으로 운항하여 영향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선박은 총 470척에 교란신호가 유입됐지만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통신의 경우 총 670개소 기지국에서 교란신호가 유입됐지만 차폐안테나 등의 설비로 피해가 일어나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공격이 장기화될 경우 어업 중단 등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1일 새벽 속초, 강릉 주문진에서 출항한 어선 332척 가운데 71척이 GPS 이상으로 조기 귀항한 바 있다. 주문진의 통발어선 선장 윤광천 씨(65)는 “갑자기 GPS 화면이 먹통이 됐다”며 “통발 위치를 찾을 수가 없어 귀항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3일 오후 1시50분 현재도 GPS 교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매뉴얼에 따라 추가로 들어오는 피해 상황들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GPS 전파 교란행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유관기관과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적 GPS 전파 교란으로 인한 피해와 군사작전 제한사항은 없다”며 “우리 군은 GPS 교란에 대한 탐지체계를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의 전자전 부대는 총참모부 예하에 1개 전자전 연대(평양 인근)와 전방 4개 군단에 각각 1대 대대를 편성한 후 수십 곳의 전자전 기지를 평양∼원산선 이남에 배치하고 있다. 차량탑재 장비를 이용해 50~100km까지 GPS를 교란할 수 있고 100km를 넘는 장비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국 지역 대부분이 포함되는 400km 범위 안의 GPS 수신을 방해할 수 있는 신형 장비를 러시아에서 도입했다는 첩보도 있다.

 정부는 4월 1일 북한의 GPS 교란 전파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했다. 청와대는 이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모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도 1일 오후 7시55분쯤 북한에 GPS 교란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판문점에서 북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1일 “북한은 4개 지역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군사작전을 방해하는 GPS 전파 교란행위를 지속적으로 감행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정전협정’과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규정 등을 위반한 명백한 도발행위로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어 “우리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GPS 전파 교란행위를 지속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 연합훈련 기간 다양한 도발을 예상했고 GPS 교란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 이것으로 대응이 충분한가?
 그렇지 않다. 강력한 군사적 대응이 필요하다.
북한은 2010년 8월 23일∼26일을 시작으로 2011년 3월 4일∼14일, 2012년 4월 28일∼5월 13일 등 세 차례에 걸쳐 GPS 교란 전파를 남쪽으로 발사했다. 이로 인해 항공기 2153대, 함정 4척, 선박 443척, 어선 72척이 피해를 입었다.

 당시 김포와 인천공항에 이착륙하는 여객기도 교란전파 공격을 받았다. 2010년 12월 20일 연평부대의 해상사격훈련 당시 국군의 무인정찰기(UAV)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GPS를 교란했다. 2011년 3월에는 GPS 교란 전파를 발사해 서울 등 수도권 일대의 각종 휴대전화에 수신 장애를 유발했다. 앞으로 북한이 위장선박에 교란장비를 싣고 연안을 통과하면서 공격할 경우에는 전 지역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번과 같이 경고성명으로 그쳐서는 북한의 추가공격을 막을 수 없다.
GPS 교란공격은 제3국의 항공기와 선박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있다. 국제 범죄에 해당한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대응방안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북한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도발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이 나서서 북한 도발원점을 타격해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의 공격에 대해 책임자를 국내법원에 기소하여 처벌하고 피해액은 북한 해외자산에서 회수해야 할 것이다. (konas)

김성만 (예, 해군중장 / 재향군인회자문위원 / 안보칼럼니스트 / 前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