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vN '기억' 캡처
    ▲ ⓒtvN '기억' 캡처

    tvN 금토 드라마 '기억'이 19일 오후 방송된 2회에서 알츠하이머 선고를 받은 박태석(이성민 분)의 안타까운 모습을 절절하게 그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이 이뤄놓은 것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태석은 치열한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깊은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방송에서 태석은 친구 재민(최덕문 분)에게 알츠하이머가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충격에 빠진 채, 출연한 방송에서 말문을 잇지 못했다. 초점을 잃은듯한 태석의 눈빛과 그 속에서 나타나는 불안한 심경은 독특한 카메라 앵글 기법을 통해 실감나게 그려졌다.

    태석은 점점 나타나는 알츠하이머의 증상을 접하면서 두려움에 떨었다. 그는 서류가방에 쓰레기를 담아온 것을 나중에야 알고,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를 찾지못해 남의 차에 시동을 거는 등, 더 이상 유능하고 똑똑한 변호사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성민은 불안에 찬 태석의 감정과 상황을 섬세한 눈빛으로 표현해내며 압도적인 연기력을 뽐냈다. 1회에 이어 거듭된 이성민의 탄탄한 연기는 극의 중심을 확실히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기억'의 계속되는 상승세를 가늠하게했다.

    태석은 기억을 서서히 잃어가는 심각한 상황을 알면서도 치료를 하기보다는,변호사로서의 지위를 놓지 않고 업무를 계속했다. 태석의 이런 행동에서는 지방대 출신으로 성공을 위해 갖은 노력을 마다하지 않은 40대 중년의 절실함이 엿보였다.

    '기억'은 시청자들에게 '과연 내가 저 상황에 놓인다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며 드라마가 가진 주제의식을 묵직하게 전했다. 하지만 상대의 약점을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비열함과 냉정함을 가진 태석에게도 어머니의 존재는 그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태석은 어디 아픈데 없냐고 걱정하는 어머니 김순희(반효정 분)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차마 말하지 못하며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태석은 "우리 엄마 늙었나보네,안하던 잔소리를 다 하시고...새벽기도 그만 다니시고 그 시간에 주무세요. 하느님 아니더라도 엄마 아들 잘 살아요"라며 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따뜻한 속마음을 드러냈다.

    소중한 것과,지켜야 하는 것. 그 중에서 지켜야 하는 것을 선택한 태석의 선택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기억'이 앞으로 그려낼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