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사무총장 "비민주-독선적 운영, 개선 않으면 위원장 사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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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의 계파갈등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급기야 총선을 한 달여 남긴 상황에서 공천관리위원회 심사가 지연-중단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친박(親朴) 핵심 윤상현 의원의 이른바 '막말 녹취록' 파문으로 격화된 계파혈투가 공관위로 옮겨붙은 것이다.

    새누리당 공관위원인 비박(非朴)계 황진하 사무총장은 11일 이한구 위원장의 '독선적 운영'을 비판하며, "개선되지 않을 경우 사퇴 촉구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황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정당에서 회의체 운영은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요즘 공관위가 그렇지 못해 매우 유감"이라며 이한구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계파싸움이 공관위로 옮겨붙게 된 배경에는 전날 김무성 대표 지역구(부산 중·영도구)의 경선 발표가 미뤄진 것이 발단이 됐다.

    김 대표가 본인 지역구의 경선 실시 여부를 조속히 확정해달라고 당 공천위에 요청했지만, 이한구 위원장이 다른 후보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를 거부한 것이다.
  • ▲ 11일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 모습.ⓒ뉴데일리
    ▲ 11일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 모습.ⓒ뉴데일리

    이에 대해 황 사무총장은 "어제 만장일치로 결정된 명단을 발표하는데 당 대표 이름을 빼고 발표했다"며 "당 대표에 관한 사항까지도 공관위원장이라는 이름으로 독선적으로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황 사무총장은 "김무성 대표의 경선 명단 발표 하나만 가지고 얘기하는 게 절대 아니다"며 "공천 신청자들이 불편을 겪는 공관위 업무의 여러 가지 잘못된 운영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후보들에게 총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빠른 시간 내에 공천 절차를 진행해야 함에도 위원장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업무를 지연시키며 비민주적으로 회의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자꾸 나보고 독선적이라고 그러는데 다른 위원들에게 물어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위원장과 황 사무총장이 공관위 운영 등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이날 3차 공천결과 발표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공관위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발표하려던 3차 공천결과를 보류했다. 황 사무총장은 공관위 참석을 계속 거부하고 있고, 홍문표 부총장은 일단 이 위원장의 입장을 들어본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이한구 위원장은 "공천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이날 중으로 3차 공천결과 발표를 강행할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이 사태 봉합 없이 3차 공천결과를 일방적으로 발표할 경우, 황 사무총장 등 비박계 의원들이 이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격화되는 여당의 계파갈등으로 공천 발표 일정이 지연되면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후보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