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와 연락 끊은 채 조해진 등 낙천 측근들에 "힘내라" 위로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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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의 거취에 여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가 유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를 발표하지 못한 채 최고위원회로 공을 넘기고, 최고위마저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다.
이런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선 유승민 의원이 공천에서 떨어진 자신의 측근들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천에서 낙천한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공관위의 결정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유승민 의원이 위로의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유승민 의원은 조 의원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낙천 결과와 관련, "힘내라"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유 의원은 조 의원 외에 이종훈 의원 등 낙천한 다른 측근 의원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생사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 측근 탈락자들부터 위로했다는 점에서 유 의원의 여유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와 관련해 여론이 악화되고 있고, 이와 관련한 당 내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형국이 결코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유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인 지난해 7월 청와대와의 불화 끝에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측근들에게 "총선에서 다들 잘 돼 (살아)남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한 바 있다. 유 의원이 이번 공천에서 탈락하더라도 무소속 출마-비박계와의 연대 등을 통해 어떤 형식으로든지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유승민 의원은 측근들의 무더기 공천탈락 소식을 접하고 이날 새벽 대구의 자택을 빠져나간 뒤 외부와 소식을 끊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공관위의 심사내용을 바탕으로 유 의원 지역구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었지만, 친비박 간의 의견 불일치로 회의는 잠정 중단됐다.
이한구 위원장은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는 오늘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비례대표 심사를 한다. 시간이 없다"며 "특정인만 갖고 이야기하지 말라", "왜 자꾸 유승민 의원 얘기만 묻냐"며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다만 이 위원장은 "계파를 갖고 (공천을) 정리했다는 보도가 많은데 공관위는 다양한 기준으로 판단한 것이다. 예를 들면 당내 중요한 직책을 맡아서 일할 때 이상한 행동들을 해서 당에 손해를 끼친 경우도 있다"며 유승민 의원에 대한 컷오프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