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이한구, 김종인-문재인

      새누리당도 더불어민주당도 4. 13 총선을 앞두고 
    당내 권력투쟁과 노선투쟁부터 먼저 결판지어야 할 단계에 처해 있다.
     
      새누리당은 친박이냐 비박이냐의 권력투쟁을 결판지어야 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충실히 집행하는 새누리당으로 정착하느냐
    아니면 미래권력의 의지에 더 충실한 당이 되느냐의 노선투쟁을 마무리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운동권이 주도권을 잡느냐 김종인 위원장이 주도권을 잡느냐의
    권력투쟁과 함께, 당의 노선을 김종인 식으로 우(右)클릭할 것인지 아니면
    종전대로 운동권적 입장에 계속 머물러 있을 것인지를 결말지어야 한다.
     
     더민주의 경우, 대한민국을 위해서나 야권(野圈)을 위해서나
    현재의 시점에서는 김종인 노선이 운동권 노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실성을 더 갖는다는 게 필자의 관점이다.
    그렇다고 ‘김종인의 모든 것’과 그것이 대표하는 더민주를 지지한다는 뜻은 아니다.
    운동권에 비해서는 김종인 쪽의 근래의 말들이 그래도 좀 노숙하지 않으냐는 것뿐이다.
     
  •  새누리당의 경우는, 계파 간 밥그릇 싸움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이기 싫어 김무성(비박)이 낫다 이한구(친박)가 낮다는 식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
    그들 개개인과 특정 계파들의 밥그릇 싸움은 필자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고
    흥미도 없고 친소(親疎)도 없다.
    그래서 누가 이기고 지든 그건 그들의 문제일 뿐이다.
     
     다만 그러나 필자는 새누리당을 지금 같은 맹물집단으로
    계속 머무르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정도까지는 말할 수 있다.

    남과 북의 전체주의 집단에 대항하겠다는
    의지도, 철학도, 가치관도, 신념도, 투쟁의식도, 싸움의 노하우도,
    위기의식도, 용기도, 희생정신도, 일관된 정체성도, 분노도, 열정도 없는
    순(純) 얌체 출세주의자들의 ‘호모 루덴스(homo rudens, 놀이하는 인간)’ 집단으로
    마냥 놓아둬선 안 되겠다는 것이다.
    이런 안목과 기준에서 새누리당 내부의 다툼이 어떻게 귀결될지를 주시하려 한다.
     
     더민주에서는 김종인이 문재인 쪽을 향해 공천권과 노선문제에 있어
    “나에게 전권(全權)을 달라"고 했다. 안 주면 중대결심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인의 이런 자세 이면에는 ”너희는 나를 쫓아내면 망한다“고 하는 자신감이 묻어있다.
    김종인이 이런 강공 드라이브를 계속 밀어붙이기를 기대한다.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제1야당이 잘 들어서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지금의 제1야당의 고삐를 쥐고 있는 꼴통 운동권을 떨쳐내
    그들을 변두리 소수파로 나가떨어지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1야당을 다시 중도우파~중도개혁 노선으로 복귀시켜야 한다. 
     
     새누리당에선 이른바 ‘정두언 발설(發說)’이 그를 사이에 둔
     ‘김무성(비박)-이한구(친박)’의 일대 결전으로 비화(飛火)하고 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정두언에 의하면 ‘살생부’에는 2가지 버전이 있으며,
    김무성 대표가 “그 안에 40명의 이름이 있다”고 맣했고,
    나중에 김무성 대표가 자신이 한 말을 일부 고쳐달라고 문자를 보내왔다고 한다.
     
     사실이 그러하다면 김무성 대표는 미확인 찌라시 급(級) 문서를 두고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는 점에서 집권당 대표로서
    대단히 품격 떨어지는 소리를 한 셈이다.
    정치 공학적으로는 그가 그런 말을 함으로써 얻으려고 한 바를 어느 정도 얻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품위라는 기준에서나, 도의적인 잣대에선 적잖은 손해를 봤을 수도 있다.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을 정쟁의 한가운데로 물고 들어왔다는 점에서도
    그 후유증은 간단치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작금의 여-야 내부의 권력투쟁과 노선투쟁이 결과적으로는
    여당을 꿰차고 있는 ‘유한(有閑) 마담’ 유(類)의 웰빙 족과,
    야당의 코를 꿰고 있는 수구좌파 운동권의 퇴출과 도태(淘汰)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귀착하기를 소망한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c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