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의도 따져물을 예정이었지만 安·千 모두 불참… 주승용 통해 불만 전달키로
  • ▲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15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김동철 광주시당위원장과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15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김동철 광주시당위원장과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의총에 불참한 천정배 대표를 향한 성토 발언이 나오는 등 호남 공천을 둘러싼 당내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신기남 의원의 영입이나 당직 인선 문제는 다소 간의 의견 차이가 있더라도 충분히 봉합될 수 있는 사소한 갈등에 불과하지만, 공천을 둘러싼 갈등은 근본적인 부분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천정배 대표가 광주 공천권에 대한 고집을 내려놓을 수 있느냐가 국민의당 내부 전운 확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당은 15일 의원회관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날 의총은 2월 임시국회 대응과 1호 법안 등 원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나,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는 모두 불참했다.

    박주선(3선·광주 동구) 김동철(3선·광주 광산갑) 장병완(재선·광주 남구) 김관영(초선·전북 군산) 김승남(초선·전남 고흥보성) 권은희(초선·광주 광산을) 임내현(초선·광주 북구을) 황주홍(초선·전남 영암장흥강진) 의원 등 신학용(3선·인천 계양갑) 의원을 제외하고는 전부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자리한 가운데 주승용(3선·전남 여수을) 원내대표가 의총을 주재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의총에서는 당초 의제와 관계없이 호남 공천과 관련한 천정배 대표의 최근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천정배 대표는 13일 전북 익산에 이어 전날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현역 의원에 대한 컷오프도 가능하다"는 발언을 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전날 광주시의회에서 현역 국회의원들과 공천을 놓고 경쟁하는 처지인 국민의당 예비후보자들을 모아놓고 "현역 의원은 지난 4년간 의정활동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일정 기준에 미달한다면 컷오프도 가능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도 (현역 의원 컷오프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우리는 더욱 엄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 ▲ 국민의당 박주선 최고위원과 주승용 원내대표, 김승남 의원이 15일 의원회관에서 의원총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박주선 최고위원과 주승용 원내대표, 김승남 의원이 15일 의원회관에서 의원총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취재진과의 문답에서도 "현역 의원들은 단순한 예비후보자가 아니기 때문에, 의정 활동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를 공천에 어떻게 반영할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 중앙당의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호남 지역과 다른 지역의 (공천) 방법을 구분할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현역 의원과 예비후보자가 아무런 차별 없이 한 자리에서 정견발표와 자유토론을 하고, 안심번호제에 따라 무작위로 추출된 선거인단이 이를 경청한 뒤 공직후보자를 선출하는 숙의(熟議)선거인단 제도가 국민의당 공천 방식으로 결정되는 등 현역 의원과 정치 신인 사이의 장벽이 사라졌음에도, 다시 현역 의원 컷오프를 시사하는 천정배 대표의 발언에 호남 지역구 의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대체로 현역 의원이라 해서 공천 과정에서 어떠한 기득권을 주장해서는 안 되지만, 현역과 신인 사이의 장벽이 없는 공정한 경선 룰이 마련된다면 이러한 경선에는 누구든 문호가 열려 있어야지, 당 지도부의 자의에 따라 경선 참여가 배제되는 컷오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이날 의총에서 천정배 대표를 상대로 이러한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와 의도에 대해 따져물을 예정이었으나, 천정배 대표가 의총에 불참하자 주승용 원내대표를 통해 이러한 불만을 전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총에서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원론적인 답변이라고 하더라도, 왜곡될 수도 있고 또 잘못 전달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현역 의원에게는 대단히 민감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정제되지 않고 결정되지 않은 부분은 (천정배 대표가) 발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을 마치고 나선 주승용 원내대표는 공동대표의 불참과 의원들의 불만 사이에서 다소 곤혹스러운 모습이면서도, 일단 이날 접수된 의원들의 불만 사항을 최고위원회의 등을 통해서 지도부에 전달할 뜻을 내비쳤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의총 산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의원들이 선거를 앞두고 당의 운영에 관심을 갖고 제안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은데, 최고위는 (참석이) 제한돼 있어 여론을 전달할 통로가 없으니 의총을 열 때는 꼭 공동대표가 참석하도록 원내대표가 요청하라는 전달을 받았다"며 "앞으로 이렇게 의총이 잡히면 최우선적으로 공동대표가 꼭 참석할 수 있도록 (대표의) 다른 일정이 잡히지 않게 의원들의 요구사항을 사무총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