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수익률 급락으로 중도환매 급증… 증권사 파산 우려"
  • ▲ 국민의당 장병완 정책위의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민의당 장병완 정책위의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냈던 경제정책 전문가인 국민의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이 제2금융위기의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며, 관련 법령을 개정해 선제적 예방과 차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병완 의장은 17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일본·EU 등의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등 세계경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국내경제도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 남북관계 긴장으로 인한 리스크 확산으로 위기 징후"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위기는 내달에 중대 분수령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은 대응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 회복 징후가 보이지 않아, 세계 최대의 산유국들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산유량 동결에 합의했음에도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시중의 단기 부동자금은 93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장병완 의장은 이처럼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익률 급락에 따른 부동자금 증가 현상 등을 가리켜 "ELS(주가연계증권) 등 금융투자상품의 수익률이 대폭 하락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증권사는 큰 손실을 볼 것"이라며 "금융투자회사(금투사) 파산으로 인한 선의의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고 자금 인출을 예방함으로써 위기 발생을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홍콩 항셍 지수의 급락으로 증권사가 판매한 ELS 상품이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들었고, 은행이 원금보장상품인 것처럼 판매한 ELT(주가연계신탁)와 ELF(주가연계펀드)도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든 물량이 3조 원을 돌파했다. 추가적인 원금 손실을 우려한 개인투자자들이 대량 중도 환매에 나서면 금융권의 자금 흐름이 경색되면서 금융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장병완 의장은 "현재는 (금융위기 발생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해 시장 상황이 호전되기만을 바라야 한다"고 금융위기 선제대응책이 마치 천수답(天水畓) 농사 하늘 바라보듯 하는 상황임을 가리킨 뒤 "예금자보호제도는 은행 상품은 보호하지만 증권사 상품은 벗어나 있어, 증권 등의 금융투자자에 대한 안전망 확보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당은 금융위기 발생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예금자보호법을 개정해 증권사 상품도 보호 대상에 포함시키고, 증권투자자보호기금을 설립할 것을 공약으로 제시한다"며 "증권투자자보호기금은 투자자 본인의 판단 때문이 아니라, 증권사 파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선의의 개인투자자의 손실 보호를 주목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미국·영국 등은 개인투자자의 신뢰 확보를 위해 이미 공적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며 "그렇게 (예금자보호법을 개정해 증권사 등의 파산도 보호대상에 포함되도록 하고, 증권투자자보호기금에 공적인 성격을 부여하면) 투자자가 파산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중도환매 등 자금 인출이 예방될 것이고, 일정한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 금투사는 고객에 대한 신뢰를 더욱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