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분당 이미지가 강한 것에… "나도 그런 점 우려해"
  • ▲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언행불일치' 행보를 두고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새로운 인재를 찾아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항하겠다던 천정배 의원이, 광주의 문제아로 꼽히는 권은희 의원 영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천정배 의원은 24일 탈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광주의 딸(광딸)' 권은희 의원에게 신당 합류를 제안했다. 면담은 권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두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천 의원은 권 의원에게 '뉴 DJ'라고 지칭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이에 권 의원은 "생각을 더 해보겠다"고 답했다.

    권은희 의원은 당초 안철수 신당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7·30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일각에선 총선 직전 신당들의 선거 연대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천정배 신당에 들어간 후, 안철수 의원과의 통합을 주도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천 의원의 권 의원 포섭 움직임은 국민회의가 최근 안철수 신당에 밀리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데 따른 대책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을 영입해 힘을 보강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광주 의원을 영입하면서 수도권 영향력을 갖겠다는 포석이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 ▲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그러나 이 같은 천 의원의 행보는 본인이 주장했던 신당 창당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 의원은 지난 4·29 재보궐에서 지역구 주민들에게 "새로운 인재들을 모아서 새정치연합과 경쟁하고 시민들께 선택권을 드리겠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뉴 DJ'라고 표현을 바꾸면서 현재도 새로운 인물 모색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천 의원은 이날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 '안철수 신당은 분당 이미지가 강하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나도 그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기존 인물들이 부당하게 기득권을 쌓고 공천을 받는 것은 정치 개혁 방향에 어긋나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천 의원이 자신의 과거 주장과 안철수 신당에 대는 잣대를 스스로는 부인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권은희 의원은 새로운 인물도, 정치 개혁적 인물도 아니기 때문이다.

    권 의원은 현재 '모해위증'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모해위증죄가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권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수사하면서, 전 김용판 경찰청장이 관련 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용판 청장이 전화를 걸어 수서경찰서의 댓글사건 수사를 축소·은폐할 것을 지시한 것처럼 말했다. 권 의원은 2012년 12월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선 "허위다. 서울청의 부당한 수사 개입"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1심 2심 3심 재판부는 이 주장에 대해 '신빙성 없음' 판결을 내리면서 김용판 청장은 무죄를 선고 받으며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