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ming Moon 2015’ 카페모브 1월 3일까지
  • ▲ 작가 김초혜   ⓒ 뉴데일리
    ▲ 작가 김초혜 ⓒ 뉴데일리


    술잔을 바라보다 달을 보는 시인(詩人)도 있고, 사람을 바라보다 달을 보는 화가(畵家)도 있다.

    세상에 소풍 나온 사람처럼 사람과 사람들 사이를 거닐다 문득, 그는 달을 바라보았다. 어두울 때마다 세상을 비추는 달을 바라보며 한없는 평안을 느꼈을 것이다. 그 항아리 같이 따스한 여백, 넉넉한 품에 자신이 안겨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저마다 삶에서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마주할 때가 있다. 나의 작업 안에서 ‘달항아리’는 나와 타인의 삶을 비추는 달빛 같은 ‘따뜻함과 밝음’의 상징이다. 더불어 넉넉한 형태와 희고 맑고 깔끔한 자태, 그 당당한 모습 안에 모두를 품을 만한 비움과 여백을 주고 싶었다.

    오래도록 바라보면 어느새 마음이 비워지고 타인을 향해 기도를 할 수 있는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달항아리를 그린다. 달항아리는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위안을 줄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닮아야 할 품성과 덕성이 담겨있는 것 같다.


  • ▲ 아름다운 '카페모브' 전경   ⓒ 뉴데일리
    ▲ 아름다운 '카페모브' 전경 ⓒ 뉴데일리

    '소요(逍遙)와 유희(遊戱)'의 작가 김초혜가 '달항아리' 연작 네 번째 전시회 'Blooming Moon 2015(2015년 12월 8일~2016년 1월 3일 카페모브)'을 연다.

    올 들어 완성한 새로운 신작들과 함께 그 동안의 주요 연작들도 함께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작가가 페인팅한 도자기와 판화 작품도 함께 전시한다.

    원작을 다양한 사이즈의 판화로 주문 제작할 수 있어 큰 부담없이 그림을 소장할 수 기회다.

  • ▲ 작가 김초혜의 '달항아리' 연작 네 번째 전시회 'Blooming Moon 2015'가 내년 1월 3일까지 '카페모브'에서 열린다.  ⓒ 뉴데일리
    ▲ 작가 김초혜의 '달항아리' 연작 네 번째 전시회 'Blooming Moon 2015'가 내년 1월 3일까지 '카페모브'에서 열린다. ⓒ 뉴데일리



    'Blooming Moon 2015'는 갤러리 전시회가 아니다. 신사동 비스트로 '카페모브'에 작품을 걸어놓았다. '카페모브'는 신사-논현동 인근에서 파스타와 커피, 스테이크와 와인으로 유명한 도심 속 정원 카페다. 와인 한잔 하며 따뜻한 송년의 담소를 나누기에 카페와 달항아리 작품은 넉넉하고 편안하기 그지없다.   

    예술과 생활의 경계에서 미술작품이란 것이 의미 있고 쓰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차 한잔 혹은 와인 한 모금을 머금고 숲 속을 거닐 듯, 자연을 만나 진정한 휴식과 위안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핸드 페인팅 생활 도자기를 선보이기도 했던 작가는 갤러리가 아닌 레스토랑에서 자신의 작품과 함께 위안과 휴식의 시간을 가지기를 바라며 전시를 준비했다고 한다. 

  • ▲ 작가 김초혜의 '달항아리' 연작 네 번째 전시회 'Blooming Moon 2015'가 내년 1월 3일까지 '카페모브'에서 열린다.  ⓒ 뉴데일리
    ▲ 작가 김초혜의 '달항아리' 연작 네 번째 전시회 'Blooming Moon 2015'가 내년 1월 3일까지 '카페모브'에서 열린다. ⓒ 뉴데일리



    작품 속에서 소요의 세계를 꿈꾸며 걸어온 10년…. 달은 더욱 차고 공간은 더욱 비었으며 꽃은 더 맑아졌다. 

    비록 그림 한 점이 사람의 마음을 비추고 위로하는 일이 쉬울 리가 없겠지만 나의 작업 안에서 바라고 소망하는 의미들이 누군가의 마음에 전해져 그것이 타인을 향한 따뜻한 밝음을 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은 공감(共感)을 통한 소통이 되고, 치유의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안을 밝히고 타인의 길 또한 비추어 주는 넉넉한 밝음으로, 마음 안에 맑고 밝은 달 하나를 품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서로를 비추는 따뜻한 밝음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 ▲ 작가 김초혜의 '달항아리' 연작 네 번째 전시회 'Blooming Moon 2015'가 내년 1월 3일까지 '카페모브'에서 열린다.  ⓒ 뉴데일리
    ▲ 작가 김초혜의 '달항아리' 연작 네 번째 전시회 'Blooming Moon 2015'가 내년 1월 3일까지 '카페모브'에서 열린다. ⓒ 뉴데일리

    성숙해진 달항아리는 앞에서 보면 클림트(Gustav Klimt)의 벌거벗은 진실을, 옆에서 보면 신의 뜻을 전하는 에르메스(Hermes)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김초혜의 '달항아리'에서 산책하며 노닐던 '무위자연(無爲自然)'은 희미한 노자(老子)를 거쳐 더 맑고 선명한 장자(莊子)로 들어선 듯하다.

    달항아리의 여백이 더 깊고 부드러운 여운으로 다가오는 전시회다. 부르고뉴(Bourgogne) 와인의 그윽한 뒷맛처럼…

  • ▲ 작가 김초혜의 '달항아리' 연작 네 번째 전시회 'Blooming Moon 2015'가 내년 1월 3일까지 '카페모브'에서 열린다.  ⓒ 뉴데일리
    ▲ 작가 김초혜의 '달항아리' 연작 네 번째 전시회 'Blooming Moon 2015'가 내년 1월 3일까지 '카페모브'에서 열린다. ⓒ 뉴데일리



    이성복 기자(sblee@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