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에 최고위까지, 당 전면 나서는데 문재인은 '함구'…왜?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해 폭언을 쏟아냈다. 새정치연합은 고 이사장에 대해 '단독범', '변형된 정신병자', '최강중의 최강 공안 좀비' 등 이라며 인격 모독으로도 비쳐질 수 있는 발언에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야당은 이와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이 고 이사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며 촉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7일 오전 "고영주 이사장의 색깔론적 만행과 비정상적인 언행을 규탄하면서, 임명권자의 책임을 묻기위해 모였다"며 긴급의원총회를 열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우리가 볼 때 고영주 이사장은 단독범이 아닌 것 같다"며 "뒤에 움크리고 있는 모든 것들(때문에) 긴급 의총 열지 않을 수없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사상을 알고 찍었으면 이적행위 동조자 격인 만큼, 48%가 넘는 국민들을 국가보안법 이적 동조자로 몰았다"며 "고영주식 논리에 따르면 우리 의원들은 공산주의자이거나 변형된 공산주의자, 공산주의 동조자 중 하나로 분류된다"고 고 이사장을 비꼬았다.

    나아가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이 고 이사장의 선임을 통해서 이뤄진게 아닌가 생각하다"며 "박 대통령에게 ▲고영주 이사장을 임명한 건 박통의 분명한 뜻이었나 ▲박 대통령은 고 이사장의 국감장 발언에 대해 같은 생각인가 ▲박 대통령은 고 이사장을 사퇴시키지 않고 원만한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라고 공개질의 했다.

    이는 고영주 이사장 논란을 정쟁화 해  '박근혜 책임론'으로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방위 간사 우상호 의원은 국감 상황 보고를 통해 "그 동안 이명박·박근혜 정권 들어 희안한 인사들을 많이 만났지만 고영주라는 사람의 존재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라며 "쏟아낸 발언들은 지난 광복 70주년간 들었던 극우적 언동 중 가히 국보급"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어떻게 문재인 대표와 노무현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하는가, 그런데 나를 더욱 흥분케한 건 일생동안 용공으로 매도하던 김대중 대통령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했다"며 "이건 다분히 우리당의 이간질을 하기위한 술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가 공산주의자와 빨갱이"라며 "우리는 한 번 네이밍(naming) 당하면 계속 따라붙는다. 분명하게 못을 박고 당력을 총 집결해서 고영주 이사장을 몰아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방문진 이사장은 대통령의 재가없이는 임명될 수없다"며 "이 논쟁은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그렇지 안 하면 박 대통령의 계속된 수수방관은 고 이사장의 생각과 같다는 국민적 의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고영주 이사장을 통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정치 공세를 펼쳤다.

    설훈 의원은 "고영주 이사장의 특징은 자기 생각과 다르면 대부분 다 공산주의자로 생각한다"며 "일반 국민이 볼 때 저 사람 이상한 사람 아니냐,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게 아니냐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로 전 국민 48%의 지지를 받은 사람에 대한 발언이 과한 표현이 아닐 것"이라며 "자기식으로 말하자면 (고영주 이사장은) '변형된 정신병자'"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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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연합은 의총 직후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주승용, 전병헌, 유승희, 오영식, 추미애, 이용득 최고위원 등이 하나같이 고 이사장을 비난하거나,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병헌 최고위원은 의도적으로 자극적인 발언을 하려는 듯이 고 이사장을 헐뜯는 모습을 보였다.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실패를 확인했다. 대재앙 수준이고 한심함을 넘어 위험한 인사"라며 "고영주 이사장은 21세기에 나홀로 20세기 냉전시대 사는 사람이고, 모든 사람들을 공산주의냐 아니냐의 잣대로만 바라보는 공안 좀비 세력의 상징"이라고 했다.

    이어 "공안 좀비 세력 중 고영주 이사장은 최강 중의 최강이고 상상 이상이자 비정상"이라며 "환청과 환상에 시달리는 환자가 된 건지(모르겠다), 험한 일 당하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의원과 기자들로 가득한 장내에선 '키득 키득'거리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정부는 反민주․反역사적 망동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하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사실상 고영주 이사장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책임 추궁을 정쟁으로 확산시킬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의총과 최고위원회의에는 고영주 이사장이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고 지명한 문재인 대표도 참석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고 이사장에 대한 발언은 일절 하지 않으면서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대신 발언해줄 것을 요청했다. 고영주 변호사를 민·형사상 고소한 문 대표가 정작 정쟁의 일선에서는 뒤로 빠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재인 대표가 나섰다가 '문 대표가 공산주의자가 맞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가 공론화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정치 공세가 흐려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새정치연합이 문재인 대표가 공산주의자가 아닌 것을 증명하려는 움직임 보다는 고 이사장의 편향성만을 강조하는 이유다.

    새정치연합은 다만 극우적이고 편향된 인사를 임명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총선 전 '청와대 흔들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고영주 이사장을 향한 폭언들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이 들으라는 노골적 표현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