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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오른쪽).ⓒ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최근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정원이 안수명 박사에 대해 해킹을 시도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안 박사는 순수한 민간인 재미(在美) 과학자일 뿐인데, 천안함 폭침에 대한 정부의 견해를 반박했기 때문에 사찰 대상이 됐다"고 넘겨짚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16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재미 과학자라며 순수 민간인으로 포장한 안수명 씨는 대북 용의점이 상당히 있는 인물"이라며 "야당은 마치 국정원이 북한 공작과는 전혀 상관없는 민간인에 대해 사찰을 한다는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재미 과학자 안수명 박사는 CBS, 경향신문, 한겨레21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하태경 의원이 증거를 대지 않았다. 증거를 대고 안수명이가 이런 일을 했다고 하면 신빙성이 있겠다"고 반박하며, 하 의원의 증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하태경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수명 박사 거짓 해명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여기에 있다"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하태경 의원이 제시한 결정적인 증거는 다름 아닌 안수명 박사 아들의 자필 서명문서였다. -
하태경 의원의 기자회견과 증거자료에 따라 이번 사건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2013년 9월, 미국 국방부 발주사업 계약업자인 안수명 박사는 <안텍>의 대표로 재직하면서, 부인과 함께 중국에서 북한 정부 관료들과 접촉한 바 있다. 안 박사와 그의 부인은 사업기회 물색 차 베이징을 거쳐 북한으로 입국을 시도하면서, "북한정부 관료"라는 한 여성을 만나기도 했다.
특히 안 박사는 북한 정부 관계자들에게 "제가 미국의 최고급 비밀 취급 권한을 갖고 있고, 미 해군의 대잠수함 전력 정보를 알고 있다"며 "미국 국방부 프로젝트에 북한 사람들을 참여시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군당국은 안 박사에 대한 대북 용의점 혐의를 포착한 뒤 컴퓨터 압수수색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안 박사 부부와 안 박사가 대표로 있는 회사 <안텍>은 미 공군으로부터 비밀 취급 권한을 정지당했다.
그러자 안 박사 부부가 회사에서 물러나고 그 아들이 <안텍>의 대표를 맡았다. <안텍>의 새로운 경영진은 다양한 시정조치들을 하면서 미 공군에 자격정지를 풀어줄 것을 호소했다.
이에 미 공군은, <안텍>이 안 박사 부부와 그 어떤 고용이나 컨설팅 관계도 맺지 않는다는 확약을 전제로 2017년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안텍의 자격정지를 해제시켜줬다. 안 박사의 아들 안유진 씨가 부모와 일체의 비즈니스 관계를 맺지 않겠다고 미 공군에 약속한 후에야 3년간 한시적으로 회사의 자격정지를 해제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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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협약서 12쪽, 안 박사의 아들, 안유진의 자필 서명.ⓒ하태경 의원실
안수명 박사가 최근 인터뷰에서 "미국 비밀 취급 허가는 2015년에 다시 회복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비밀 취급 권한의 회복은 안텍 회사에 국한한 것이다. 안 박사 부부를 안텍 경영진에서 물러나게 하고, 준법감시를 위한 각종 노력들을 진행한 후에야 간신히 얻어낸 것"이라며 "안 박사의 거짓 해명"이라고 반박했다.
하 의원은 이어 "특히 안텍이 안수명 박사 부부와 그 어떤 비즈니스 관계도 맺지 않는다는 조건부 조치다. 위 협약서의 본문 10항에 따르면, 안텍은 안 박사 부부와는 그 어떤 고용관계, 자문관계도 맺을 수 없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수명 박사가 북한 관료들에게 말했다는 내용들(자신이 미 국방부 발주 계약업자이자 최고급 비밀 취급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한 것, 미 해군의 대잠수함 정보에 박식하다고 한 것 등)은 미국 정부가 안 박사의 노트북을 수색하여 찾아낸 정보로, 앞서 제시한 안 박사의 아들이 자필 서명한 문서의 전문에 기록돼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안수명 박사는 지난 16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측 조치의 배경과 관련, "한국에 의하면 내가 '빨갱이'로 돼 있기 때문인 것이라는 얘기를 미 해군 쪽 관계자로부터 들었다. 아마도 천안함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미 해군을 상대로 소송을 통해 자료를 받아내는 등의 이유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의원은 "안수명 박사는 자신의 아들이 서명한 공식 문서를 통해 대공 혐의점과 거짓 해명이라는 점이 드러났다"며 "'빨갱이', '간첩'과 같은 선정적 단어를 동원한 피해자 행세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