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한방 없는 野 헛발질에 黃 무혈입성 예상
  •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야당 위원들. 사진 왼쪽부터 우원식 간사, 김광진 박범계 은수미 홍종학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야당 위원들. 사진 왼쪽부터 우원식 간사, 김광진 박범계 은수미 홍종학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3일간의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야당은 부적격을 주장하면서도 끝내 '결정적 한방'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이른바 '19금' 자료, 병역 면제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국무총리로서 적절치 않다고 주장해왔지만 이렇다할 증거를 내놓지 못하면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특히 증인·참고인이 출석하면 의혹을 제기한 쪽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3일차 인사청문회에서는 증인에 출석하면서 되레 여당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다. 

    야당은 크게 3가지 측면에서 황교안 후보자가 총리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병역 문제 △전관예우 △사면 자문이 그것이다. 

    당초 야당은 황교안 후보자가 담마진을 빙자해 병역 면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병적기록표에 정밀검사 완료일은 7월 10일인데, 병역면제 처리일은 이보다 앞선 4일로 돼 있어 의심스럽다는 주장이다. 

    관련 의혹을 캐묻기 위해 야당에서는 황교안 후보자의 고교 동창(경기고 72회)인 노회찬 전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했다.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은 "동창회로 소식을 듣고 계실텐데, 아주 심한 담마진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같은 당의 김광진 의원도 "황교안 장관의 주장은 77년부터 95년까지 아팠고 그 이후엔 완치됐다는 것"이라며 "17년간 몸이 안 좋다는 부분을 인지할 수 있었느냐"고 질의했다. 

    노회찬 전 의원은 "청문회 당시에 처음 알게 됐다"고 거듭 답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당시 황교안 후보자가 건강했다는 것을 입증할만한 질문이나 어떤 구체적인 근거는 더 이상 꺼내놓지 못했다. 

    다음 차례로 등판한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노회찬 전 의원을 향해 "황교안 후보자와 같은 반도 아니었고, 그 후엔 95년에 옆방에서 볼 정도라면 별로 안 친한 것 아니냐"라고 정곡을 찔렀다. 

    노회찬 전 의원은 "황교안 후보자가 고시 공부하느라 다른 사람을 잘 안 만난 걸로 안다"고 둘러댔지만 김제식 의원이 "황교안 후보자가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아픈 데를 굳이 꺼내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몰아붙이자 노회찬 전 의원은 "물론 모를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같은 당의 염동열 의원이 "정말 병역 비리가 이뤄졌다면 손광수 소령께서 서류를 처리할 때 완벽하게 쓰지 않았겠나"라고 물어 방점을 찍었다. 

    손광수 당시 군의관도 "그런 경우는 (굳이 수도병원으로 보내 정밀진단을 받도록 하지 않고) 한 칸에 기입해 하루에 끝낼 수 있었다"고 답했다. 

  •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여당 의원들. 사진 오른쪽부터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과 김제식 김종훈 김희국 김회선 염동열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여당 의원들. 사진 오른쪽부터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과 김제식 김종훈 김희국 김회선 염동열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전관예우 문제는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이 "황교안 후보자의 기수나 경험이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의 전문 변호사 중에서 사건 건수를 처리해서 그런 보수를 받은 사람이 있느냐"고 질문해 논란을 종결시켰다.

    국회에 출석한 강용현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그런 보수를 받는 사람도 있다"고 정리했다.

    이른바 '19금' 자료의 열람 결과 세상에 알려진 '사면 자문' 역시 인과 관계가 약했다. 이를 추궁한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조차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였다.

    박범계 의원은 "천신일 씨가 상고를 포기하자마자 검찰에서도 '1심과 2심과 결론이 같으니 대법원으로 가도 결과가 같을 것으로 예상돼 상고를 포기한다'고 했다"고 밝혔다.그는 한 발 나아가 "누군가 상고포기라는 디자인을 해줬고, 그에 맞춰 상고하지 않게끔 한 힘이 있는 거다"라고 추측하는데 그쳤다.

    끝까지 구체적 근거를 확보하지 못하자 마지막 질의 순서였던 인사청문특위의 야당 간사 우원식 의원은 급기야 "법조윤리협의회가 너무 너무 잘못됐다"며 화를 버럭 냈다.

    분을 삭이지 못한 우원식 의원은 황교안 후보자의 마무리 발언을 가로막고 "후보자의 가족 간 금융거래내역, 12건의 자료제출 등 아직도 자료가 많이 제출되고 있지 않다"며 "깨끗하고 훌륭한 국무총리로 출발하시길 원했는데 사면 의혹만 분분하게 남은 채로 끝나게 돼 아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야당이 스스로 제기한 의혹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19금 문서에 황교안 후보자의 비리가 가려져있다"고 자신만만하게 주장하던 외침은 공염불이 됐다.이 때문인지 인사청문회 일정이 종료된 뒤 황교안 후보자는 편안한 모습으로 마무리 발언을 하러 입장했다.

    황교안 후보자 앞에 앉은 속기사 둘을 바라보며 "3일간 수고가 많으셨다"고 여유 있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황교안 후보자는 마무리 발언에서 "이번 청문회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이 시대, 국무총리의 사명과 책임을 일깨워준 참으로 값진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위원님들이 제기하는 말씀이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거라고 믿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인사청문회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장윤석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청문회를 마치고 이것도 하나의 역사의 현장이고 기록인데 청문위원과 후보자가 함께 사진을 촬영했으면 한다"고 제안했지만, 야당은 이마저도 거절했다. 

    이로써 인사청문특위는 사흘간 열린 인사청문회의 결과를 정리해 심사경과보고서를 작성·채택하는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는 전문위원실에서 작성하고 양당 간사 간 협의를 거쳐서 완성하게 된다. 이후 인사청문회법 9조 2항 절차에 따라 법정기일인 오는 12일까지 경과보고서를 최종 채택하게 된다.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11일 경과보고서 채택, 12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을 제시하고 있지만, 새정치연합은 대통령의 방미가 연기된 마당에 서두를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 진통이 예상된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1일 만나 의사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