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우윤근이 남긴 훌륭한 전통, 어떤 상황에서도 이어갔으면"
  •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례적인 주례회동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신임 원내대표가 주례회동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연일 내비쳐, 자칫 여야 간의 대화 통로가 차단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국회와 야당을 존중하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등 적절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의례적인 주례회동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10일 열린 여야 원내대표간 상견례에서도 이종걸 원내대표는 "주례회동을 계속할지 고민을 더 해보고 입장을 정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추후 생각해보겠다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연합 박영선 전 원내대표 시절부터 시작돼 어느 정도 자리잡은 관례에 대해 새삼 "고민해보겠다"고 문제제기를 한 것부터가 부정적인 내심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이날 상견례에 배석한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날짜를 정해두기보다는 안건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자주 만나자는 뜻"이라고 설명해 이같은 분석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그간 여야 원내지도부는 매주 월 또는 화요일 주례회동을 하면서도 긴박한 원내 현안이 있을 때는 이미 수시로 만나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이유로 주례회동을 철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야당의 새로운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이종걸 원내대표가 초장부터 중단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은 중대한 기로에 놓이게 됐다.


  • ▲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이라는 제도를 시작한 새누리당 이완구 전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8월 19일 이른바 세월호 정국 속에서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갖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이라는 제도를 시작한 새누리당 이완구 전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8월 19일 이른바 세월호 정국 속에서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갖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은 지난해 6월 9일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연합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19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을 위해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매주 월요일에 정기적으로 만나자"고 합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여야 원내사령탑이 새누리당 유승민~새정치연합 우윤근 전 원내대표로 바뀌면서도 요일만 여야의 원내대책회의가 열리는 화요일로 재조정됐을 뿐 꾸준히 계속돼 왔다.

    자칫 전임자들이 힘겹게 쌓아올리고 지켜왔던 공개적인 대화 통로가 차단되고, 여야가 각자의 입장만을 내세우며 극한 투쟁으로 치닫던 과거의 구태(旧態)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다.

    한때 원내대표단에 몸담았던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주례회동은) 새누리당에 좀 더 유용한 제도라는 인식이 있는 듯 하다"며 "야당은 필요할 때 버티기라도 해야 하는데, 정례적으로 만나야 하다보니 그런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아쉬움이 역력한 반응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10일 상견례에서 "우윤근 전임 원내대표가 아주 훌륭한 전통을 만들어놓고 갔다"며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화요일에 하는 여야 주례회동은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어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앞으로도 이종걸 원내대표와 진지한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갖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물밑접촉·막후접촉보다도 오픈(공개)된 장소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는 정치 선진화로 비친 측면이 있다"며 "선진적인 관례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만 없애는 것은 한순간이니만큼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