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4월 임시회서 이렇다할 성과 못내… 5월 임시회가 분수령
  •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달 8일 취임 이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달 8일 취임 이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오는 12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지난 100일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면서 그 와중에 적지 않은 시행착오도 겪은 기간으로 평가한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 2월 2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주영 의원을 84 대 65 로 누르고 새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경선 과정에서 4선의 원유철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선택해, 홍문종 의원을 짝으로 삼은 이주영 의원과 '비박(非朴, 비박근혜)' 대 '친박(親朴, 친박근혜)' 구도를 형성해 관심을 끌었었다.

    취임 직후부터 "세금을 올려야 한다면 법인세도 성역이 아니다"라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켰다. 야당의 이른바 '법인세 정상화' 주장과 보조를 맞추는 반면, 현 정부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소신을 밝힌 것이기 때문이다.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한 지난달 8일에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천명해, 청와대의 '증세 없는 복지'론과 각을 세우며 논란을 빚었다.

    그러면서도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현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을 압도하는 보수적 색채를 드러내기도 했다. 원내대표로 당선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7일에도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사드에 대해) 중국이 뭐라고 하면 '알아서 하라'고 배짱을 갖고 해야지, 언제까지 어정쩡하게 할 거냐"며 "누가 하는 거냐, 청와대 얼라들이 하는 거냐"고 질책한 바 있다.


  •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2월 2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직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으로부터 축하의 인사를 받고 있다.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2월 2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직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으로부터 축하의 인사를 받고 있다.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이처럼 다양한 소신 발언을 통해 눈길을 끈 것 치고는 큰 성과 없는 100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사전에 조율되지 못한 그의 발언들이 당청 관계만 불안하게 했을 뿐 특별히 결론으로 이끈 사안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증세와 복지' 논쟁, 사드 문제 등은 이렇다할 결론이 나지 않은 채 현재진행형으로 잠복해 있는 상황이다.

    당청 관계에서 성과를 거둔 것이 없는 반면, 여당 내의 의견 수렴과 소통 방식은 동료 의원들로부터 높이 평가받는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주요 원내 현안에 대해서는 항상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려 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영란법 처리를 앞두고 지난 3월 1일 밤늦게까지 끝장 토론을 벌였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투톱을 이루고 있는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의 관계도 무난하다는 평이다. 특히 지난 6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와 관련해 유승민 원내대표는 의총에서의 표결 처리를 원했지만, "소수의 강력한 반대 의견이 있는 상황에서 표결은 안 된다"는 김무성 대표의 입장을 존중해 물러섰다. 원내대표로서 당대표를 충분히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내년 총선까지 원내를 이끄는 입장에서, 의원 한 명 한 명과 자주 개별 접촉을 갖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동료 의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요인 중의 하나로 언급된다.


  •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2월 2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직후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를 찾아가 상견례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지난 2월 2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직후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를 찾아가 상견례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하지만 원내사령탑으로서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할 여야 원내 협상에서 좀 더 성과를 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를 파트너로 삼아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와 여야 협상을 진행했지만, 2월 임시국회에서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등 야당이 요구한 법안만 통과됐을 뿐 서비스산업발전법·관광진흥법 등 여당이 추진한 민생경제활성화법안은 처리하지 못했다.

    이와 같은 모습은 4월 임시국회에서도 반복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명기하는 방안을 놓고 어렵사리 여야 합의를 이룬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좌초됐다. 이 때문에 연말정산 추가환급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 등도 처리하지 못했다.

    11일부터 소집되는 5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원내에서 성과를 이뤄내야 하는 입장이지만, 때맞춰 야당측 협상 파트너가 이종걸 원내대표로 바뀌면서 그마저도 녹록치 않게 됐다는 평이다. 이종걸 원내대표 입장에서도 데뷔하자마자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정을 봐주면서 양보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