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 서구 검단 지원에도 4번이나 버림 받아
  • ▲ 4.29 재보선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당선된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가 29일 인천 강화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만세 삼창을 외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29 재보선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당선된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가 29일 인천 강화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만세 삼창을 외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의 '강화 사위' 돌풍은 잠시였다. 인천 서구·강화을 유권자들은 '강화 사위' 문재인과 '강화 아들' 신동근 대신 힘 있는 집권여당의 안상수를 선택했다.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가 29일 저녁 11시 55분 개표가 끝난 가운데, 득표율 54.11%(3만 3,256표)로 새정치연합 신동근 후보(42.85%, 2만 6,340표), 정의당 박종현 후보(3.03%, 1,863표)를 따돌렸다.

    이로써 안상수 당선자는 내년 총선까지 19대 국회에 참여하게 됐고, 인천 국회의원 여야 비율은 6:6으로 균형을 맞췄다.

    예상은 적중했다. 이번 재보선은 보수세가 강한 강화와 여당세가 강한 인천 서구 검단의 표 싸움이었다. 강화와 검단은 선거인수에서부터 큰 차이가 났다. 강화군의 선거인수가 5만 8,581명인데 반해 서구 검단 선거인수는 11만 870명으로 약 2배 가까이 많기 때문이다.

    안 후보 입장에선 강화 보수층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인천 서구·강화을 최종 투표율은 36.6%로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강화와 검단의 투표율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강화군은 50.4%로 선거구 4곳의 평균 투표율을 훌쩍 뛰어넘는데 반해 서구 검단의 투표율은 29.3%로 평균 투표율에 크게 못 미쳤다.

    검단의 투표수가 강화 투표수에 2,930표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지자, 안상수 선거사무소에는 잠시 침묵이 맴돌기도 했다. 그러나 침묵도 잠시 강화군의 높은 투표율과 검단에서 선전한다는 득표 결과가 나오자 안 후보 지지자들은 환호성을 외쳤다.

    사실 안상수 당선자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강화의 높은 투표율 만은 아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전폭적인 지원과 인천시장·대선후보 출신의 높은 인지도, 현실성 있는 공약유세가 주요 승리 요소라는 분석이다. 또한 이경재 전 의원과 안덕수 전 의원의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번 재보선 결과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보수의 텃밭 강화에서 새정치연합 후보가 승리하는 것은 아직 역부족이란 평가가 우세했다. 12년 동안 야당 후보로 출마한 신동근 후보의 돌풍은 가히 위협적이었지만, 강화 유권자들은 여전히 힘 있는 여당 후보을 선택했다

    신 후보에 대한 '동정론'과 '강화의 딸' 유세에 강화의 표심은 잠시 꿈틀거렸다. 실제 사전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신 후보와 안 당선자의 지지율이 오차범위내에서 박빙을 보였다.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비강화출신 후보가 한 번도 당선된 적 없다는 전통을 깬 안 당선자의 승리는 지역주의를 표방한 신 후보의 전략을 무색케 했다. 새누리당의 '일꾼론' 전략이 '강화의 딸·아들·사위' 전략보다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 ▲ 4.29 재보선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당선된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가 29일 인천 강화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29 재보선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당선된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가 29일 인천 강화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실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강화에서 두 차례의 숙박유세를 펼치는 등 적극적인 중앙당 차원의 지원과 지역 일꾼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강화 방문 때마다 "안 후보를 당선시켜주시면 예결위원으로 임명해 강화발전 이끌도록 지원하겠다"고 수 차례 강조하며 "경험이 풍부한 안상수 후보가 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강화 방문에서 쌀 풍년에 14년산 쌀 6만톤을 추가 정미해 쌀값을 안정시켜달라는 농협 관계자의 요구에 지난 24일 당정협의를 열어 정부의 쌀 7만 7,000톤을 추가 수매결정을 이끌어 내는 등 지역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인 것도 승리의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안 후보의 당선으로 인천시장과 대선후보 출신인 안 당선자의 인지도가 인천 정무부시장을 지낸 신 후보에 앞선다는 것이 확연히 증명됐다.

    안 당선자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제3,4대 인천광역시장을 지냈고, 재임 기간 중 송도국제도시 조성과 인천대교 건설 등 성공적인 지역개발을 일군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런 이유에서 안 당선자의 승리는 노후된 강화과 검단 지역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간절함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인천 영종도와 강화를 잇는 연도교 건설과 가뭄 해결을 위한 농업용수 확보 대책 등은 현실성 있는 전략 공약으로 안 당선자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안상수 당선자의 승리 요인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꼽히는 것으로는 이경재 전 의원과 안덕수 전 의원의 선거 지원을 들 수 있다. 강화에서 이 전 의원과 안 전 의원이 갖는 영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15대에서 18대까지 4선 국회의원을 연임한 이경재 전 의원과 두 차례의 강화군수와 19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성공한 안덕수 전 의원의 도움 없이는 강화에서 절대로 당선될 수 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안 전 의원이 내년 총선을 의식해 안 당선자를 돕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며 안 당선자의 승리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안 당선자 선거유세에 보란듯이 동참한 안 전 의원의 모습에 강화의 표심이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또한 강화에서 13년 거주하며 3번이나 총선에서 낙선한 신 후보에 대한 '동정론'으로 강화의 표심이 출렁인 것도 사실이지만, 이 전 의원과 안 전 의원의 지원이 시작되면서 '동정론'으로 흔들린 표심이 안 당선자에게로 안착했다는 것이다.

     

  • ▲ 4.29 재보선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당선된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가 29일 인천 강화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4.29 재보선 인천 서구·강화을에서 당선된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가 29일 인천 강화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안상수 당선자의 이번 재보선 승리는 인천시 국회의원 의석수 균형을 다시 맞췄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 19대 총선에서 인천광역시 의석수는 12개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6개씩 나눠갖고 있었다.

    그러나 안덕수 전 의원의 당선무효 선고로 균형은 흔들리기 시작해 5대 6으로 기울었지만, 안 당선자의 승리로 다시 균형을 맞추게 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보수적인 인천 서부라인의 균형이 안상수의 당선으로 유지됐다"며 "혹시라도 신동근이 당선됐다면 내년 20대 총선과 인천 새누리당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안상수의 승리에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선거사무소에 도착한 안상수 당선인은 당선 소감으로 "지역발전으로 민심을 파고든 것이 적중했던 것 같다"며 "선거 기간 중 약속한 공약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입을 열었다.

    안 당선인은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지지자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인천 검단과 강화를 발전시켜 달라는 지역민들의 열망이 표출된 결과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