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4.29 재·보궐선거 慘敗...박근혜 정부 3년차 국정동력 탄력 받을 듯
  • ▲ 4.29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뉴데일리 DB
    ▲ 4.29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뉴데일리 DB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역풍(逆風)을 맞았다.

    유권자들의 판단은 냉혹했다. 민심(民心)의 현주소를 투영하는 이번 4.29 재·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최종 스코어는 새누리당 3곳(압승), 무소속 1곳. 새정치민주연합은 전패(全敗)였다. 전통적으로 야세(野勢)가 강한 서울 관악을(乙) 지역마저도 새누리당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여야를 통틀어 정치권 전체가 정치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음에도, 반성 없이 "정권 심판"을 부르짖던 오만한 야당을 향해 유권자들이 회초리를 든 것이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으로 꼽혀온 광주에서까지 패배의 쓴잔을 들이킨 문재인 대표는 중차대한 위기를 맞게 됐다. 선거 전략의 부재(不在)와 리더십의 실종(失踪)은 급기야 야권 분열의 단초가 됐고 이는 곧 선거 패배로 이어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반면, 4.29 재·보궐선거가 향후 국정 운영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숨을 죽이고 있던 청와대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수습하고 집권 3년차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면으로 진입하기 위한 본격적인 기회를 맞게 됐다. 자신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파문을 막무가내식으로 이용하던 새정치민주연합의 헛발질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은 다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오신환 후보가  4.29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난곡사거리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DB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오신환 후보가 4.29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난곡사거리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DB

     

    누가 봐도 새누리당에 불리한 국면이었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 한 장을 빌미로 박근혜 정부 실세들에 대한 부정부패를 부각시키며 정권심판론 프레임을 선거 전략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과거 성완종 전 회장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면은 조금씩 전환되기 시작했다.

    <뉴데일리>의 취재 결과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 측이 성완종 전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3억원을 수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노무현 정부의 핵심 실세들이 성완종 전 회장과 각별한 사이을 유지하며 특별사면에 영향을 미쳤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사과는커녕 미안한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성완종 전 회장이 두 차례나 특별사면을 받을 당시 청와대의 실세(實勢)였던 문재인 대표는 시종일관 '물타기식 정치공세'로 일관했다. 이를 두고 당 내에선 "문재인 대표의 한계로 볼 수 있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선거 기간 중 새정치민주연합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세월호 1주년 집회가 '반(反)정부 폭력시위'로 변질된 점도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좌파 세력의 폭력시위 현장에서 일어난 태극기 방화사건은 전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자신이 낸 세금이 헛되게 쓰이는 것에 찬성하는 국민들이 어디 있을까?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공무원연금 개혁의 발목을 잡은 것도 패배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펑크 난 공무원연금에 매일 80억원에 이르는 혈세(血稅) 보전액이 투입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문재인 대표 측은 연거푸 반대를 위한 반대에 몰두했다.
     
    이 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은 후보를 낸 지역 4곳에서 참패(慘敗)를 기록했고, 새누리당은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 3곳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국민 세금조차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대한 심판이다.

    이제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개혁 작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사퇴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국면은 일거에 뒤집히게 됐다.

    청와대는 4.29 재·보궐선거 이후 정치개혁과 부정부패 척결, 경제활성화 등 핵심 국정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29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선거 결과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가개혁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앞뒤 가리지 않고 묵묵하게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오신환 후보가  4.29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난곡사거리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DB

     

    실제 청와대는 내년 4월 총선까지 1년가량 선거가 없고 집권 3년차를 맞아 국민들에게 약속한 국정과제에 대해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향후 1년을 국가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건강이다. 위경련과 인두염 등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박 대통령의 건강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현재 의료진의 관찰 하에 관저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피로 누적이 심해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건강 회복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것이 의료진 판단"이라고 밝혔다.

    한편, 패색이 짙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개입"을 주장하며 또 다른 물타기를 시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투표가 이뤄지고 있던 선거 당일 문재인 대표는 "선거 전날 박 대통령의 성완종 특별사면 언급은 선거개입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비난에 열중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인사는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박 대통령이 여당의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메시지를 던진 것이 아니냐"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치졸한 공세가 아닐 수 없다. 매번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 선거"를 주장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아무런 변화의 조짐이 없다. 자신들이 구악(舊惡)이라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듯, 그들은 여전히 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