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이완구 거취에만 오지랖, 야당은 발언 주자 교체해가며 '사퇴'만 외쳐
  • ▲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정부질문을 받기 위해 단상으로 나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정부질문을 받기 위해 단상으로 나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나흘간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국정 현안에 대한 진지한 검토나 질의·응답은 찾을 길이 없었다. 우려대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대정부질문을 삼키는 블랙홀이 되고 말았다.

    대정부질문 마지막날인 16일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교육·사회·문화 분야가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완구 국무총리를 향한 사퇴 요구에만 몰입했다.

    새정치연합 유대운 의원은 "당당하면 살아있는 권력에서 사퇴하고 본인의 결백을 증명할 시점"이라며 "(이완구 총리의 '목숨을 내놓겠다'는 발언은) 국민을 협박하는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유대운 의원은 "(2013년 4월 4일) 당시 이완구 총리와 성완종 전 의원이 독대했다고 운전기사가 증언한 보도가 나왔다"며 "불리하면 기억이 안 난다고 하고 증언자가 없을 것 같으면 잡아떼는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같은 당의 도종환 의원은 아예 "(의혹의) 진위와 관계없이 용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지마 압박'을 펼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의 쏟아지는 사퇴 촉구에도 이완구 총리는 "걱정하시는 말씀으로 받아들인다"면서도 "실체적 진실 규명이 우선"이라고 일축했다.

    이완구 총리는 "총리 자리는 개인적인 자리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외유를 떠나는 마당에 총리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국정을 수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CBS가 이날 보도한 전 운전기사의 '독대' 증언에 대해서도 "지역구 사무실은 오픈돼 있는 공간이라 운전기사만 보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있다"며 "(그날) 따로 만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이완구 총리는 '목숨을 내놓겠다'는 지난 14일 발언에 대해서는 "양심과 신앙에 따라 격정적으로 말을 하다가 나온 말"이라며 "송구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불러내 "총리의 통할에 법무부가 속해 있으니 총리의 지휘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이완구 총리가 법무부를 관할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황교안 장관은 "행정업무는 총리가 통할할 수 있지만 수사 업무는 통할할 수 없다"며 "총리는 수사에 대해 관여할 수 없고, 내가 받지도 않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세월호 사고 1주기를 맞아 이와 관련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 질의를 해 대조를 이뤘다. 김명연·안효대·박인숙 의원 등은 국가재난상황시 안전대응체제에 대해 질의했다.

    특히 박인숙 의원은 질의 순서를 마치며 "확인되지 않은 괴담으로 인해 경제 창출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