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첫방송된 tvN '초인시대'는 그야말로 유병재에 의한 유병재를 위한 유병재의 작품이었다. 실제로 유병재는 tvN snl 코리아 작가 출신으로 '초인시대'의 대본을 집필하고 있으며 연기까지 함께 겸업하고 있다.


  • '초인시대'는 이른바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세가지 포기한 세대)라고 하는, 또한 단군 이래 가장 힘든 현실에 직면해 있다는 2015년 현재를 살아가는 20대 대학생들의 애환과 불안한 삶을 유병재 특유의 찌질한 연기를 통해 잘 묘사하고 있다.

    초인시대의 큰 줄거리는 공대 복학생 남자가 25까지 동정을 지켜 초능력이 생기고 이를 이용해서 취업과 사랑을 쟁취하려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성장 드라마다.

    '초인시대'는 취업난과 불안정한 일자리,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갈곳없는 서울의 20대, 30대를 잘 표현해 내고 있다. 그런 힘든 상황일수록 누구나 '초인'이나 '영웅'처럼 같은 자신의 현실을 타개해주고 구원해 줄 어떤 존재를 '상상'하며서 희망을 갖게 된다는 것.

    그러한 핵심 심리를 관통해서인지 '초인시대'는 첫방송부터 2%라는 케이블 채널 첫방에서는 높은 시청률을 찍으며 방송 후에 더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방송 다음날인 11일에는 '초인시대'가 하루종일 포털의 검색어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 '초인시대' 그리고 '초인시대'의 집필과 연기를 맡은 '초인 유병재'는 우리 사회 젊은이들의 불안한 삶이라는 핵심을 잘 파고 들었다. 유병재는 앞서도 tnN 'snl 코리아'의 '극한 직업'이라는 코너를 통해 찌질한 연기의 1인자임을 증명한 바 있는데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기를 공감가고 깊이 있는 대본 집필을 통해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요즘 그야말로 핫한 '유병재'는 MBC 무한도전의 '식스맨'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고, "식스맨 되면 '초인시대' 버리려고 했다"는 등의 솔직하면서도 다소 저돌적인 발언 등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확고히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앞서 본인이 말했던 "초인시대'의 시청률이 5%를 넘는다면 향후 1년 동안 tvN에서 열정페이만 받고 일하겠습니다"라는 공약을 지키지 않기 위해 유병재는 시청률을 높이지 않으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초인시대'를 다운받을 수 있는 토렌트 사이트 주소를 공유해 폭소를 안기기도 했다.


  • 유병재의 이같은 행보는 개그맨이 아닌 작가가 개그맨보다 더 웃기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누구나 솔직하게 욕망을 드러내고 싶지만 사회적인 통념 때문에 솔직하게 행동하지 못해 억눌린 사람들의 가슴을 뻥 뚫어준다는 점에서 박명수, 김구라, 장동민 등 솔직함으로 승부하는 개그맨들의 계보까지 잇고 있다.

    유병재는 반전 나이와 반전 학력을 갖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유병재는 88년 생으로 올해 나이 28살. 또한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휴학 상태다. snl초창기에는 찌질한 연기와 반전 나이나 학력 등으로 관심몰이를 했으나 작가로서의 유병재가 아닌 방송인, 유명인으로서의 유병재의 존재감은 조금은 불확실했던 상황에서 초인시대의 등장으로 방송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 나가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유병재 자신은 '식스맨이 된다면 초인시대를 버리려고 했다'고 하지만 본인에게 맞는 옷이 있는 법이다.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본인이 만들어 놓고 버릴만큼 무한도전이 유병재에게 잘맞는 옷은 아닌 것 같다.

    현재 힘겨운 서울살이를 하고 있는 많은 현실인을 대변하는 유병재에게서 시청자들은 쾌감과 공감을 얻고 있는 듯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초인시대'의 '평범한 유병재'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사진= tvN '초인시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