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국제시장 몇 달 먼저 나왔다면 달라졌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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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난 2010년 9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펜들턴 해병대기지에 건립된 장진호 전투 기념비. ⓒ미국 국방부 사진DB
    ▲ 지난 2010년 9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펜들턴 해병대기지에 건립된 장진호 전투 기념비. ⓒ미국 국방부 사진DB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이 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미국의 노병들이 장진호 전투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스티븐 옴스테드 미 해병대 예비역 중장 등은 올해 여름쯤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 인근에 기념비를 건립할 대지를 매입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에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가 3개 있다. 그 중 하나는 캘리포니아주 펜들턴 해병대 기지 내에 있다. 이 기념비는 가로 2.4m 세로 1.8m 무게 1360㎏의 검은색 화강암 위에 장진호 전투 장면과 함께 '후퇴라는 말은 집어치워(Retreat Hell)'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하지만 옴스테드 중장은 "미국에 장진호 전투 기념비가 몇 개 있긴 하지만 묘비 수준"이라며 "이번 기념비는 일반인도 참배할 수 있는 규모로 세울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영하 35도의 극한 추위가 몰아치는 장진호에서 미 해병 1사단이 인해전술을 펼치는 12만 명의 중공군의 공세를 돈좌시킨 전투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흥남항에 집결한 유엔군 10만 명과 피난민 10만 명이 무사히 남쪽으로 철수할 수 있었다.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이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 ▲ 장진호 전투 당시 참혹하게 동사한 美 해병대원의 시신들. 당시 美 해병 1사단은 동료들의 시신을 모두 수습하지는 못했다. ⓒ 6.25전쟁 기념사업회 블로그
    ▲ 장진호 전투 당시 참혹하게 동사한 美 해병대원의 시신들. 당시 美 해병 1사단은 동료들의 시신을 모두 수습하지는 못했다. ⓒ 6.25전쟁 기념사업회 블로그

    본래 장진호 전투 기념비는 보훈처에서도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의 알링턴 국립묘지 인근에 세울 예정이었다. 미국에 기념비가 3개 있지만 우리 정부가 만든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보훈처는 이를 위해 3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지난해 국회 심의과정에서 반액으로 삭감됐다.

    5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이는 도마 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박승춘 보훈처장에게 "영화 국제시장을 봤느냐"며 "3억 원의 예산이 반으로 깎였는데, 그렇다면 기념비 건립은 불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승춘 보훈처장은 "(올해는 불가능하지만) 내년에는 될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예산이 삭감된 만큼 완전한 기념비 건립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예산 책정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태 의원은 "기념비 하나를 만드는데 2년에 걸쳐 해야 하느냐"며 "후원금이 모이면 올해 건립이 가능할텐데, 이 영화(국제시장)가 몇 달 먼저 나왔다면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