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기관지들, “왜 한국 언론보도 사건 알아야 하나” 당·정 비판
  • ▲ 북한군 탈영병이 조선족 중국인 4명을 살해한 사건이 中매체들에 의해 보도되면서 향후 중국과 북한 국경의 검문검색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中-北국경. 대기원시보 보도화면 캡쳐
    ▲ 북한군 탈영병이 조선족 중국인 4명을 살해한 사건이 中매체들에 의해 보도되면서 향후 중국과 북한 국경의 검문검색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中-北국경. 대기원시보 보도화면 캡쳐

    “(북한군 탈영병이 조선족 중국인을 살해한 사건에 대해) 이미 북한 측에 항의했다. (체포한 북한군은) 中공안이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다.”


    지난 5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中공산당 기관지들이 공산당과 정부를 거세게 비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2014년 12월 27일, 북한군 탈영병이 두만강 인근 마을에서 조선족 중국인 4명을 살해한 사건을 처음 보도한 ‘동아일보’는 7일, 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환구시보’ ‘신화통신’ 등이 중국 공산당과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6일 “조선 도망병, 중국인 4명 총으로 살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뒤 사설을 통해 중국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고 한다.

    “북한 병사의 조선족 살해 사건을 중국인들이 한국 신문에 보도한 것을 보고 알아서야 되겠느냐. 韓동아일보가 보도하기 전에 당국은 아무 소식도 내놓지 않았다. 범인이 북한 정부나 국민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법에 따라 처벌될 범죄자인데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과 中 朝 관계에 무슨 관계가 있느냐.”


    ‘환구시보’는 이어 “중국과 외국 간 분쟁 대부분이 외국 또는 제3국에서 먼저 공개되는데 이는 정부와 언론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공산당과 정부의 ‘언론통제’를 비판했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들이 북한군 탈영병의 중국인 살인으로 소란스러울 때 사건 현장 인근에서 또 다른 ‘북한군의 중국인 살해’ 사건이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中‘신경보’는 동북 지역에 사는 융 모 씨를 인용, “처가 식구 3명이 국경을 넘어온 20대 북한 남성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보도했다.

    융 씨의 주장에 따르면, 북한 남성은 중국 길림성 난핑촌에 있는 자신의 처가집에 침입, 집안에 있던 망치로 장인, 장모, 처남을 살해하고 휴대전화,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났다고 한다.

    범인은 북한으로 돌아가던 도중 북한 국경경비대에 체포됐다고 한다.

    이 보도가 눈길을 끄는 것은 융 씨의 처갓집이 있다는 난핑촌이 2014년 12월 27일 북한군 탈영병이 총기로 조선족 중국인 4명을 살해한 마을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북한 사람들이 국경 지역 마을에서 연이어 중국인들을 살해했다는 사실이 중국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중국과 북한 간의 관계는 지금보다 더욱 냉각될 것이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경을 넘어 중국인 마을에 침입해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북한군 병사나 주민들이 더 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내놓고 있어 향후 중국과 북한 간의 관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