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검찰에 제출한 정윤회 문건에 "기분은 영 거시기했다..나는 늘 그런 취급 받아"
  • ▲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쳐
    ▲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쳐


    "기분이 영 거시기 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9일 밤 이른바 '정윤회 문건'에서 정윤회씨가 자신을 향해 "근본없는 놈"이라고 언급했다는 주장에 대한 심경을 이같이 전했다.

    최근 청와대가 검찰에 제출한 '정윤회 문건'에 따르면 정씨는 "근본도 없는 X이 VIP(대통령) 1명만 믿고 설치고 있다. VIP의 눈 밖에 나면 한칼에 날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7시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찌라시에 '이정현은 근본 없는 놈'이란 말이 있었다고 한다"면서 "어떤자리에서 누가 했는지는 모르지만 기분은 영 거시기했다"고 적었다.

    이 최고위원은 청와대의 유출 문서를 '찌라시'라고 표현했다. 이른바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이 찌라시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과 일치한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당혹스러운 진실이긴 하지만, 이정현은 근본없는 놈이 맞는 말일지 모르겠다"며 20년 가까이 호남을 두드려온 자신의 정치인생을 언급했다. 

    그는 "새누리당 놈이 호남에서 19년 동안 네번 씩이나 출마를 하고, 호남 놈이 새누리당에서 30여년을 활동하고 있으니 어느 쪽에서도 나는 늘 근본없는 놈 취급받았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나는 늘 혼자였다. 긴 세월 동안 나는 참으로 외로웠다"면서 "다시 생각해봐도 근본없는 놈에게 기회를 주고 손을 잡아 국회의원에 당선시켜 주신 순천·곡성 분들의 따뜻한 격려가 너무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본없는 놈에게 대통령 수석(정무·홍보) 두 번, 집권당 최고위원 두 번, 국회의원 두 번의 기회를 주신 대통령님과 새누리당 분들이 한없이 고맙다"고도 적었다.

    이 최고위원은 "근본없는 놈이라는 눈총이 나를 더 단련시켰다"면서 "그렇게 말했던 사람이 이 진실을 알면 그분 기분도 나처럼 영 거시기할까?"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정현은 이정현다울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 이정현 촌놈이고 그것이 이정현다움이다. 어쩔건데"라고 글을 끝마쳤다.

  • ▲ 이정현 의원이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근무하던 시절 ⓒ뉴데일리 DB
    ▲ 이정현 의원이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근무하던 시절 ⓒ뉴데일리 DB

    친박 최고 실세로 꼽히는 이정현 최고위원은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에 입성한 뒤 친박계로 활동했다.

    19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도 친박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의 선거기획능력과 탁월한 홍보-정무 능력을 높게 평가한 친이계의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이 최고위원은 인수위원회를 거쳐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두루 역임하는 박 대통령의 '복심' 역할을 이어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워낙 깊은 신뢰가 있었기에 청와대 근무 시절에도 이른바 비서관 3인방이나 김기춘 비서실장과의 불화설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6월 지방선거 직후 홍보수석을 사직하면서도 내부 권력층과의 갈등설이 제기됐었지만, 7.30재보선에서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국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