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교황에게 "평화는 수고할만한 가치있는 선물"

남북한이 갈라져 있는 대한민국을 방문한 교황과의 키워드는 역시 평화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방한 첫날 공항 영접부터 공식환영식까지 '평화'를 꾸준히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공식 환영사를 통해 "교황님의 방한은 한국 천주교와 우리 국민들에게 큰 축복"이라며 "교황님께서는 그동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먼저 찾으셨고, 분쟁지역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해 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께서 아시아 지역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신 것은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정신을 심어주고자 하는 뜻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평소에도 한반도의 평화 회복을 위해 기도해주고, 이번 방한 기간에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해주시는 교황님의 큰 관심과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통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랬다.

"저와 우리 국민들은 이번 교황님의 방한이 오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반도에 희망의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내년이면 남북 분단 70주년이 됩니다. 남북 분단과 한국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오랜 세월동안 큰 상처를 주었다.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고, 아직도 휴전선 너머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채  평생을 그리움과 고통 속에 살고 계신 이산가족들이 우리나라에만 7만여 명이 계신다."

"한국 천주교도 북한 지역의 교회재산을 몰수당했고, 수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들은 납치되거나 목숨을 잃었다. 이제는 이런 아픔의 역사를 딛고, 진정한 남북 화해와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갈 때라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의 평화 예찬은 교황과의 단독 면담에서도 나타났다.

스페인어를 상당히 구사하는 박 대통령은 교황에게 준비한 스페인어를 던졌다.

"La paz es un regalo que merece la pena(라 빠스 에스 운 레갈로 께 메레세 라 뻬나)."

"평화는 수고할만한 가치가 있는 선물"이라는 말이다.

또 청와대 영빈관 엘리베이터 앞에서도 좋아하는 스페인어 구절이 있다며 "La esperanza es lo ultimo que se pierde"라고 했다.

"희망은 가장 마지막에 잃는 것이다"는 뜻으로 통일에 대한 염원을 끝까지 가지고 있을 것을 암시했다.

이에 교황도 "희망은 선물"이라는 말로 화답했다. 희망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언젠간 이뤄진다는 말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