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5.75% 크게 저조...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일까
  • ▲ 26일 평택 안중시장에서 유세를 진행한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안중시장 입구의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대신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평택고등학교 출신으로 지원 유세를 나온 김학용 의원,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유의동 후보. ⓒ유의동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 26일 평택 안중시장에서 유세를 진행한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안중시장 입구의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대신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평택고등학교 출신으로 지원 유세를 나온 김학용 의원,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유의동 후보. ⓒ유의동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7·30 재·보궐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단일화는 안 한다'던 지역에서 야합(野合)이 벌어지는 등 야권의 말바꾸기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정장선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던 방침을 바꾸고 비방전을 시작해 지역정가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정장선 후보는 2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를 향해 "지역별 공약 55개 중 31개가 공재광 시장 후보가 냈던 공약과 일치한다"며 "정치 신인이 시장 후보 공약을 그대로 복사해서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의동 후보는 "정장선 후보가 낸 공약 중 우리와 글자까지 똑같은 것은 누가 누구 것을 베낀 것이냐"고 물으며 "정장선 후보가 아직 예비후보였을 때 공약에 없던 공공산후조리원 공약은 혹시 내 것을 베낀 것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렇게 일단락된 줄 알았던 양측의 공방은 26일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의 정치공세로 인해 재점화되는 모습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허영일 부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유의동 후보의 공약 55개 중 31개가 지난 6·4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공재광 평택시장의 공약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회의원 후보가 시장의 공약을 낯뜨겁게 '복사'하는 것은 평택시민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허영일 부대변인은 나아가 "(유의동 후보는) 이번 재선거는 '경험쌓기'에 만족하라"며 "남은 2년 동안 정치 신인답게 평택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라"는 훈수까지 뒀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조정용 부대변인은 27일 논평을 내고 "정장선 후보 측의 생트집이 점입가경"이라며 "같은 지역에서 두 달만에 치러지는 선거이므로 주민들의 불편과 민원사항이 대동소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정용 부대변인은 오히려 "Control-v(복사)의 종결자는 정장선 후보"라며 "2004년 11월 (정장선 후보가) 발의했던 '미군기지 이전 특별법'은 2주 전 정부가 제출했던 잘못된 띄어쓰기까지 그대로 복사했다"고 꼬집었다.

    정장선 후보는 24일 출연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나, 정장선은 단 한 번도 네거티브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었다. 또 해당 프로그램의 정리발언에서도 "상대방에 대해서 일체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 ▲ 26일 평택 안중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인제 최고위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이 지역에 출마한 유의동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유의동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 26일 평택 안중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인제 최고위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이 지역에 출마한 유의동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유의동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이 유의동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 선거전을 시작하고, 심지어 "이번 재선거는 경험쌓기에 만족하라"는 훈수까지 둔 것은 어찌된 까닭일까.

    정치권의 관계자는 "단일화는 없다더니 말을 바꾸고 (새정치민주연합이 단일화를) 하는 것도 결국 선거가 불리하기 때문 아니냐"며 "정장선 후보가 추월당하는 기미가 역력하자 초조해진 나머지 결국 네거티브를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경기 평택을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의 관심이 쏠린 초접전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25~26일 사전투표율이 저조했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평택을의 사전투표율은 5.75%를 기록, 재보선 15개 선거구의 평균 투표율(7.98%)을 크게 밑돌았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정장선 후보에게 불리한 흐름이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근 평택을 지역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율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비해 훨씬 높게 나오고 있는데다 적극 투표층인 고령층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유의동 후보는 불리할 것이 없다.

    20~40대 유권자의 지지 응답을 바탕으로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리드를 하고 있던 정장선 후보의 입장에서는 막상 투표율이 낮게 나오면 그간의 지지율은 '허수'로 전락하고 만다. 이러한 초조함이 네거티브 선거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유의동 캠프 관계자는 "정장선 후보 측이 불리하다고 느꼈는지 돌연 네거티브 선거전을 시작했다"며 "판단은 평택시민께 맡기고 우리는 남은 기간 정책으로 승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