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공천' 후폭풍! 김포 선거 분위기 단적으로 보여준 예
  • ▲ 17일 경기 김포 양촌읍사무소에서 열린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대담토론회에서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와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가 이재포 무소속 후보의 발언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정도원 기자
    ▲ 17일 경기 김포 양촌읍사무소에서 열린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대담토론회에서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와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가 이재포 무소속 후보의 발언을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정도원 기자

     

    [7.30 경기 김포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두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낙하산 공천'에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을까.

    17일 오후 2시 경기 김포시 양촌읍사무소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후보자 초청 대담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가 김두관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 김성현 정의당 후보, 이재포 무소속 후보는 개회에 앞서 자리를 돌며 청중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청중들의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홍철호 후보는 "저 위쪽 통진(읍)"이라고 답했다. 고향에 대한 질문이 오가는 것을 들은 김두관 후보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돌발 사태는 대담이 진행되는 중에 터졌다. 한 청중이 "(김두관 후보는) 15일에 (김포) 대림아파트에 전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김포시민과 함께 생활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주민을 대표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예정에 없던 질문이었다. 질문 내용은 전입 시점 등 사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김두관 후보의 아픈 곳을 찌른 것만은 분명했다.

    김두관 후보가 이에 답하기에 앞서 사회를 맡은 한면희 성균관대 초빙교수가 "질문이 공정하지 못하고 편향돼 있다"며 다른 질문으로 이를 대체했다. 곧이어 한면희 교수는 사회자 질문으로 전입주민 환영회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외지에서 사람이 오면 따뜻하게 맞아줘야 한다"고 질문을 풀어냈다.

    그러자 청중 속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청중은 고성을 질러 토론회 진행을 중단시켰다. 이 청중은 "그런 말을 사회자가 해도 되느냐"며 역으로 사회자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한면희 교수도 지지 않고 "사회자는 단순히 소개하는 사람이 아니라 토론회를 이끄는 사람"이라며 맞받아쳤다. 고성이 오가는 과정에서 토론회장의 분위기는 매우 어수선해졌다.

    사회자의 해명과 청중의 박수로 이내 토론회는 다시 정상화됐지만 돌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한 청중의 불만은 김포 보궐선거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두관 후보도 이러한 민심을 의식한 듯 정리발언에서 "불과 얼마 전에 이사 온 새내기 김포시민으로서 지역 현안을 잘 모르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걱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은 광역시장이나 도지사를 하기 위해 떠나는데 나는 이미 다 해봤다"며 "국회의원 세 번 한 누구처럼 어디로 가버리지 않는다"고 김포에서 3선을 한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는 도농복합도시인 김포의 5개 읍면에 속한 리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난개발로 공장만 들어서고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후보와 대비해 지역 현안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홍철호 후보는 "한강 평화로를 빨리 개통해 재산권 가치를 높이고, 외지 입주민들이 김포에 정주 의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두관 후보는 "시정을 맡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지역의 세세한 것까지 알아야 하지만, 국회의원은 역할이 다르다"며 "국민 전체를 대표하기 때문에 지역에 있어서는 시장이 제 할 일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된다"고 공격이 집중되는 지점을 비껴가려 시도했다.

    어찌됐든 본인은 경륜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야권의 거물인 김두관 후보의 이같은 전략이 향후 2주간 펼쳐질 공식선거운동 기간 동안 얼마나 먹혀들지가 김포 보궐선거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