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앞두고 계속된 인사 문제, 당청 관계 설정 첫 관전 포인트
  •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다.

    논문 표절 등 논란이 일었던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내정을 철회하고 황우여 새누리당 전 대표를 새 후보자로 지명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3개월간 흔들렸던 국정과 진통만 계속됐던 2기 내각 출범 문제를 이제는 끝을 내겠다는 의지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오후 2시30분 긴급 브리핑을 통해 황우여 새 후보자 지명을 공식 발표했다. 청와대는 또 정성근 문화부 장관 후보자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송부를 요청했다.

    여당 당 대표까지 지낸 국회의원을 지명했다는 점에서 황우여 후보자의 교육부 장관 청문회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 ▲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새로 선출된 새누리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새로 선출된 새누리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 하고 있다. ⓒ 뉴데일리


    눈길이 가는 대목은 파격적인 반전 인사 카드가 박 대통령이 새로 선출된 여당 지도부와 처음 가진 점심식사 직후 발표됐다는 점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찬에서 황우여 내정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점심식사에서 박 대통령이 만지작 거렸던 황우여 입각 카드는 자연스럽게 거론됐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논란이 됐던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철회와 새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이야기가 오갔고, 이 자리에서 얘기가 결론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때문에 김무성 대표의 이 같은 대답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인 인사권에 대해 여당 당대표와 미리 조율 혹은 재가를 받은 게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 ▲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새로 선출된 새누리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 하고 있다. ⓒ 뉴데일리

    문제는 친박이 몰락하고 비박계 선두 주자인 김무성 의원이 당권을 거머진 상황에서 김 대표가 친박계 황우여 카드를 어떻게 받아들였느냐다.

    김무성 체제 첫 시험대인 7.30 재보선을 앞둔 시점에서 박 대통령의 파격적인 인사는 김 대표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잘된 일 아닌가"라고 했다.

    김 대표는 "황우여 전 대표는 나와 15대 동기인데 교육위 쪽을 계속 했다. 상당히 도덕적인 분이고 적임자 잘 고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마찬가지로 논란이 있는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도 김 대표에게는 쉽지 않은 난제다.

    이에 따라 황우여 사회 부총리 카드와 나머지 2명의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으로 윤곽이 짜여진 박근혜 대통령의 승부수에 김무성 대표가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가 향후 당청간 관계 설정의 첫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무난한 출범을 이끌어내면서 [김무성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법도 예상되고, 반대로 새로운 지도부 출범 시작부터 청와대와 각을 세우며 입지를 다지는 경우의 수도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전당대회 내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전력투구하겠다고 밝혀왔던 김무성 대표다. 이번 인사 문제에 있어서도 박 대통령의 의중에 협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