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실장 운신 폭 좁아져, 안종범 수석 참모 이끌 좌장 역할론
  •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콘셉트는 '경제'다.

    출범 첫해를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통일'이란 거대한 아젠다를 설정한 시기라고 한다면, 이제는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첫 스텝으로 경제성장이란 방안을 내놓은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지난 독일 순방에서 드레스덴 연설을 통해 경제성장을 발판으로 하는 [흡수통일의 길]을 제시한 바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많은 굴곡을 겪은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였지만,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경제 활성화"라며 "이를 통한 국정운영 드라이브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안종범 경제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안종범 경제수석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뉴데일리


    '경제'라는 화두가 던져진 이상 눈길은 한 곳으로 쏠린다.

    누가 이 아젠다를 이끌어 나갈 사람이냐는 것.

    정홍원 국무총리의 유임으로 총리를 비롯한 내각 개편에는 실패했지만, 청와대 내부 인사는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문창극 후보자 사퇴 이후 사실상 책임총리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라는 국정 과제 역시 청와대에서 진두지휘할 공산이 크다.

    책임부총리로 떠오른 최경환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안종범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안종범 수석은 청와대가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 발표를 한 직후 가진 박근혜 대통령의 상공회의소 회장단 오찬에 함께 참석했다.

    안 수석은 이 자리에서 집권 2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경제 대도약을 이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조 친박'이란 수식어 하나만으로 위세를 짐작케 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함께 안종범 수석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인사 파동으로 김기춘 비서실장의 운신의 폭이 위축된 가운데 청와대 참모들을 이끌 좌장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정권 출범부터 왕수석 역할을 해온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물러나면서 차기 권력은 안종범 수석에 쏠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이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호소하고 있다. ⓒ 뉴데일리
    ▲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이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호소하고 있다. ⓒ 뉴데일리


    밖으로는 최경환 부총리와 교감하고, 청와대 내부에서는 윤두현 홍보수석과 조윤선 정무수석 등 핵심 정무라인을 진두지휘하는 '작전 사령부' 역할이 기대된다.

    안 수석은 최경환 후보자가 직접 천거한 사람인데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윤두현 홍보수석이나 조윤선 정무수석에게도 '선배'로 대접받고 있다.

    국회의원(비례) 출신으로 정치권은 물론, 언론과의 각별한 관계까지 지니고 있어 정무나 홍보 분야에도 조언의 형식을 빌려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정권이 가장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집권 2~3년차 청와대 진용이 꾸려지면서 몇몇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눈에 띈다"며 "김기춘 실장이 당분간 조직관리 등 안정감을 위한 무게추 역할을 한다면 새로 수혈된 신임 수석 중 하나가 여러 부처와 부서를 조율하는 과거 이정현 수석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5년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시작한 안종범 수석은 친박계 경제브레인으로 활약하며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또 박 대통령이 2007년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 만든 '스터디그룹'에서 경제 선생님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